“대화ㆍ협상, 기존 기조와 상충하지 않아
북측도 나름대로 강한 표현 필요했을 것”
北통신, 회담 타결 3시간20분 만에 보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 회담이 이어질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계속 북한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2년여 만에 전날 열린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섰다.
조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전날 남북 당국회담 공동보도문에 ‘우리 민족끼리’를 적시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국제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남북이) 합의했다고 비핵화를 풀어나가는 데 이제는 국제사회와 공조를 안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ㆍ협상으로 기존의 (대화ㆍ압박 병행) 기조와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데 그럴 리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전날 회담이 막판 진통을 겪은 데 대해서는 “우리가 비핵화 문제를 계속 얘기한 데 대해 북측도 나름대로 입장을 그런 식으로 강하게 표현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북측에 할 얘기를 다 했다”며 “북측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고 했고 우리도 그런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부연했다.
전날 회담 종결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측 언론에서 지금 북남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가지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남(관계) 개선되어서 할 일이 많은데 시작부터 오도되는 소리가 나오면 오늘 좋은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항의했다.
조 장관은 카운터파트였던 리 위원장의 협상 태도와 관련해 "본인 스스로 ‘군복 입고 나왔을 때랑 군복 입지 않고 나왔을 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남북 관계를 좀 더 풀어나가면서 같이 보자’는 게 북측의 입장이라고 전하며, 남북이 합의한 각급 회담에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적십자 회담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회담이 타결된 지 약 3시간 20분 만인 10일 0시 9분쯤 “온 겨레와 내외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1월 9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었다”며 공동보도문 전문을 공개했다. 통신이 보도한 보도문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가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에서’로 표현되고 올림픽 수식어로 ‘평창’이란 단어가 쓰이지 않는 등 남측이 공개한 보도문과 다소 다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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