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로 즐기는 올림픽
5G 이용해 360도 화면 등 감상
드론ㆍAIㆍ자율주행차 서비스도
세계를 적시는 문화이벤트
평창겨울음악제로 클래식 선사
한중일 3국 합작 연극 등 다채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첨단기술과 고품격 문화이벤트가 어우러져 올림픽 패밀리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비롯해 드론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KT는 주민이 200여명에 불과한 평창 대관령 의야지 마을을 ‘5G 빌리지’로 변신시켰다. 5G는 2시간 분량의 영화 한편을 1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초고속 통신망이다. 4세대 이동통신인 4G보다 100배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이 마을 ‘꽃밭양지카페’를 찾으면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 홀로그램, 드론체험을 통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현실이 된다. 카페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월에서는 알펜시아와 대관령 목장 등 관광명소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동작인식게임, 드론에서 촬영한 실시간 마을 영상을 입체적으로 전송한다. 미래형 쇼핑 플랫폼을 통해 청정 강원도 특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KT는 “의야지마을 주민들과 힘을 합쳐 다음달 평창을 찾은 세계인들에게 5G의 놀라움을 느끼도록 하겠다”며 “이곳에서 펼쳐지는 5G를 중심으로 한 혁신기술이 미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첨단기술은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도 배가 시킨다.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는 봅슬레이 등 썰매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와 통신모듈을 부착해 영상을 전송하는 기술인 싱크뷰와 경기 중 시청자가 원하는 시점의 영상을 제공하는 옴니뷰, 가상현실(VR) 전용 카메라로 촬영된 360도 화면,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타임 슬라이스’ 기법이 적용된 중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시내 월화거리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스트리트로 탈바꿈한다. 월화거리는 강릉시가 KTX경강선 개통으로 버려진 폐철도 2.6㎞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선 올림픽 손님들에게 멀리 떨어진 곳을 배경으로도 셀카를 찍을 수 있는 기가 셀피(GIGA Selfie) 서비스와 터치스크린을 통해 추억을 남기는 ‘디지털 낙서’ 등 아날로그 감성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해 나만의 음악으로 편곡하는 ‘주크박스’와 건물벽면을 전시공간처럼 꾸미는 ‘스마트 파사드’ 등 다양한 ICT기술을 만날 수 있다.
올림픽 기간 중 평창과 강릉에서는 ‘레벨3’(위험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필요한 부분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차도 선보인다. 선수단과 임원은 물론 관광객들도 현장 예약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체험할 수 있다.
첨단기술과 함께 문화행사장을 찾는 것도 평창올림픽을 즐기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강원도와 올림픽 개최 시군은 ‘강원문화의 향기, 세계를 적시다’를 주제로 50여개 문화이벤트를 준비했다.
대회 기간 중 강릉 솔향수목원에서는 강원도의 자연과 첨단 조명을 결합한 체험형 미디어아트 특별전이 열리고, 강릉 아트센터와 강릉원주대 라이브센터를 찾으면 매일 다른 공연을 접할 수 있다. 경포호 일대는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오륜 별빛 문화예술 거리’로 꾸며진다. KTX진부역에는 알 공예와 동양화 명인 작품전이, 천년의 숲으로 잘 알려진 월정사에서는 심수관 백자 전시전이 열려 외국손님들을 혼의 예술 세계로 안내한다.
경포호수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강릉 교동 올림픽파크도 문화올림픽의 주무대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거리응원에 나서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오픈 스테이지, 플래시몹 공연, 아이스링크를 활용한 동계스포츠 체험이 가능하다. 1,0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갖춘 강릉 아트센터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공식문화행사와 국립 발레단 공연이 펼쳐진다.
품격 있는 클래식 선율이 있는 무대도 마련된다. 매년 여름 열리는 평창 대관령 음악제의 겨울 버전인 평창겨울음악제가 올림픽을 열흘 앞둔 이달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클래식의 거장 정명화ㆍ정경화 자매가 예술감독을 맡아 다음달 16일까지 강릉 아트센터와 평창 횡계 페스티벌 파크에서 감미로운 클래식의 선율을 선사한다.
한국과 강원도의 문화를 소개할 공연도 다채롭다.
강릉원주대 해람관에서는 다음달 3일부터 24일까지 매일 두 차례 ‘천년향’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강릉 단오제를 모티브로 갈등 극복과 평화염원을 담은 무언극이다. 강릉 솔향수목원에서는 강원도의 자연을 품은 숲속에서 미디어 아트 쇼가 펼쳐진다. 또 다음달 10일과 17일, 24일에는 강릉원주대 운동장에서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K-POP 월드 페스타’ 콘서트가 열린다.
평창과 2020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 등 동아시아 3개국이 참여하는 문화교류 행사도 마련한다. 정선아리랑센터에서는 다음달 2일부터 16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의 창극과 중국 경극, 3국 합작 연극이 관광객을 맞는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창올림픽이 강원도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유산을 창출하는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창=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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