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김민석
16세에 최연소 대표, 주니어 세계무대 평정
“중거리 선수들 전성기 23세 이후 온다지만
미래보다 현재에 올인, 평창 메달 꿈꿔요”
김민석(19ㆍ성남시청)은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의 깜짝 스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과 1,5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특히 1,500m 종목에선 이미 아시아 수준을 넘어 유럽 선수들과 경쟁을 펼친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는 김민석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김민석이지만 선수 본인은 오직 오늘만 본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꿈꾼다. 지난 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만난 김민석은 “중거리 종목 남자 선수들은 보통 전성기가 23세 이후 온다고 하지만 평창올림픽부터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평창”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의 올림픽 시즌 월드컵 1,500m 최고 성적은 지난해 12월 3차 캘거리 대회에서 찍은 1분43초49(개인 최고 기록)다. 랭킹으로는 전체 11위다. 데니스 유스코프(29ㆍ러시아)가 1분41초02로 1위에 올랐고, 1분41초63의 코헨 페르베이(28)와 1분42초14의 키엘트 누이스(29ㆍ이상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상위 세 명 모두 20대 후반이다.
김민석은 평창올림픽 전 네 차례 월드컵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11월 1차 헤이렌베인 대회에서 1분44초97로 유스코프(1분44초42)와 유이하게 1분44초대를 끊었다. 일주일 후 2차 스타방에르 대회에서도 1분45초43으로 전체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3, 4차 대회는 빙질이 좋아 기록이 잘 나온다는 캘거리,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려 기록 단축에 기대를 모았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순위도 3차 대회 10위(1분43초49), 4차 대회 20위(1분45초42)에 그쳤다.
김민석은 “5주의 장기간 해외에 나가 있는 경험이 처음이라 몸살도 걸리는 등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며 “컨디션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그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준비를 다시 잘하면 올라갈 것”이라며 “한국 사람은 역시 밥이 최고”라며 웃었다.
여섯 살에 다니던 스포츠 클럽에서 빙상장 현장체험학습을 가며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김민석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빙상계에 입문했다. 4학년 당시 직선 주로 훈련을 위해 스피드스케이팅을 잠시 탔는데, 이 때 남다른 재능을 보여 곧바로 종목을 바꿨다. 2014년 16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혔고, 세계 주니어 무대도 평정하며 ‘빙속 괴물’로 주목 받았다. 올해는 고교생 신분을 벗어나 성남시청에 입단, 성인 선수로 새 출발을 한다.
김민석은 “이제 직장이 생겼는데, 믿고 뽑아준 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이라며 “이재명 시장님이 ‘도와줄 것은 없는지, 신경 써 줄 것은 없는지’ 등 관심을 보여줬다. 올림픽에서 성적을 내면 좋은 선물도 주시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한 “(올림픽 장소)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지난해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당시 1,500m 최고 성적(5위)을 냈고, 팀 추월에서도 (이)승훈이 형이 넘어지기 전까지는 1위로 굉장히 잘 달렸다”며 “하루 빨리 좋은 기억이 있는 그 장소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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