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장 밖, 남북 취재경쟁도
판문점 남북 회담장 밖은 남북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북측 기자단은 남측 기자들에게 가벼운 이야기를 건네며 호의적 분위기를 주도했다. 다만 첫 전체회의에 앞서 진행된 사전 스케치에서는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는 등 기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진과 영상, 펜기자를 포함해 6명으로 꾸려진 북측 기자단은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 안팎에서 남측 대표단과 기자단을 밀착 취재했다.
북측 기자단은 유엔사령부 규정상 착용해야 하는 초록색 기자 완장을 차지 않은 모습부터 눈길을 끌었다. 파란색 기자 완장을 찬 남측 기자들에게 시종 부드러운 태도로 “남조선 쪽에선 기자들 몇 명 왔느냐”, “어느 회사 소속이냐”, “날씨가 오늘은 많이 춥다”, “사진기자들 무겁죠”와 같은 가벼운 질문을 던지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들은 처음에 남측 기자들이 말하는 ‘출입기자’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통일부 담당’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자신을 북한 조선중앙통신 소속이라고 밝힌 한 기자는 “회담 좀 많이 취재해 봤는데 분위기가 오늘 특히 좋다”고 회담 결과를 전망하기도 했다.
북한 대남라인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북측 회담 대표단 지원단에 포함된 사실도 눈길을 끌었다. 맹 부부장은 이번 대표단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최종 명단에선 빠졌다. 남측을 상대해본 경험이 많은 인물인 만큼 회담 대응 전략을 현장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맹 부부장은 2015년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공항에서 영접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최고위급 3인방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이 전격 방남 했을 때도 대표단의 일원이었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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