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은 독자개발 생태계 퍼뜨려
40개 기업 370개 제품 연결 완료
#2
LG, 구글 기술을 제품마다 탑재
아마존과 삼각편대로 AI 대중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는 오전 LG전자, 오후 삼성전자가 6시간 차이를 두고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었다. 세계 최대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사전 행사로 CES를 통해 자사가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전 세계 미디어에 미리 짚어주는 자리다.
인간을 둘러싼 기기들을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인공지능(AI)을 선보이겠다는 두 회사의 메시지는 CES에 참가하는 모든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맥락을 같이했다. 행사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AI가 바꿀 일상을 소개하는 영상을 튼 점도 공통적이었다. 하지만 영상 속 주인공이 뱉은 첫마디에서 양사의 전략이 갈라졌다.
삼성전자에선 “하이, 빅스비”, LG전자에선 “헤이, 구글”이 울려 퍼졌다.
삼성전자는 AI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안으로 삼성 제품뿐 아니라 외부 업체의 기기, 서비스까지 최대한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스마트싱스에 40여개 파트너 회사, 370여개 기기가 연결돼 있고, 올 상반기 출시하는 스마트싱스 앱 하나로 모든 IoT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제어를 음성으로 실행하는 수단은 빅스비로 단일화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자사의 전체 스마트 기기에 빅스비와 스마트싱스 연동 기술을 적용한다는 과감한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독자 AI 플랫폼인 빅스비 기반 생태계 구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로벌프레스 콘퍼런스 후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장(사장)은 “삼성만큼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한 기업은 없다”며 “다양한 영역의 기기를 긴밀하게 연결하려면 핵심 플랫폼(빅스비)은 우리가 쥐고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은 “구글, 아마존은 서비스 중심이고 우리는 하드웨어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서로 할 수 없는 분야는 협력하면서 생태계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이보다 앞서 LG전자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LG전자 AI 브랜드 ‘싱큐’에 대해 “싱큐의 강점 중 하나는 ‘개방성’”이라고 말했다. 박 CTO의 인사에 이어 스콧 허프만 구글 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총책임자가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허프만 총책임자는 “스마트폰, 이어폰, TV, 냉장고, 에어컨까지 다양한 LG전자 제품들이 구글 어시스턴트와 만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으로 LG전자 이어폰과 스마트폰, 스피커에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다. “헤이, 구글”로 시작하는 음성명령으로 집안 LG전자 기기들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박 CTO는 “아마존과도 협력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전 세계 AI 스피커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로 독주 중이다. LG전자는 이들 업체에 자사 제품을 연동시키는 쪽으로 AI 서비스 대중화 방향을 세운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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