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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훈, ‘평창 金’ 넘어 베이징까지 전설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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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훈, ‘평창 金’ 넘어 베이징까지 전설을 향해

입력
2018.01.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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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선두에서 훈련을 이끄는 이승훈/사진=브라보앤뉴 제공

이승훈(30ㆍ대한항공)의 스케이트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스케이트가 좋아 선수를 한 어린아이는 남들보다 특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승훈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도 있었다. 거듭된 실패에 좌절하고 주저앉기보다는 금세 털고 일어나 새 출발을 하는 용기와 끈기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처음 빙상 선수의 길을 걸은 이승훈은 신목중학교를 다니면서 쇼트트랙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21살이던 2009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다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돌아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승훈의 성격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바뀌어갔다. 엄청난 훈련량을 견디고 5,000m 이상을 홀로 외롭게 질주해야 하는 고독한 장거리 레이스에 최적화된 것이다. 그를 관리하는 소속사 관계자는 “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는 주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면서 “오히려 이런 성격이 장거리를 홀로 뛰는 스피드 종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승훈 스스로는 남다른 목표의식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승훈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특출한 것은 없지만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편”이라며 “꾸준히 스케이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뚜렷한 목표의식이 바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승훈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선수생활의 정점에 선다.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첫 손에 꼽힌다. 무술년을 나의 해로 만들기 위해 이승훈은 이미 물 샐 틈 없는 대비에 돌입했다. 그는 “좋은 방향으로 많이들 기대해주는 것 같다”며 “매스스타트가 이번 올림픽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 동안 보여드렸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을 연상시키는 매스스타트라는 종목은 변수가 많아 전략이 메달 색깔을 가를 공산이 크다. 이승훈도 이 점을 숙지하고 있다. 그는 “다수의 선수들과 같은 링크에서 경쟁한다”면서 “작전도 아주 다양하고 변수가 매우 많은 종목이다. 이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잘 세워 나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레이스를 이끌어 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전략의 밑그림은 어느 정도 완성한 상태다. 남은 한 달간은 몸 관리에 매진한다. 이승훈은 “컨디션 및 부상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고 스케이팅 자체도 기존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은 철저히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힘들고 고된 훈련의 비타민은 지난해 6월 결혼한 아내와 보내는 달콤한 휴식이다. 이승훈은 “취미는 집에서 영화감상을 하거나 휴식을 즐기는 편”이라면서 “평소에 너무 많이 움직이다 보니까 영화를 보거나 조용히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걸 좋아한다”고 언급했다. 아내의 내조도 빼놓을 수 없다. 소속사 관계자는 “휴식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 잘 조절하는 스타일”이라며 “6년 열애 끝에 결혼한 아내와도 성격이 잘 맞다. 그렇게 내조를 잘 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승훈의 꿈은 평창에 머물지 않는다. 2010 밴쿠버 금메달과 2014 소치 은메달에 이어 평창에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고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4개 대회 연속 메달로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부문의 전설로 남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승훈은 “아직 확정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로서 현역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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