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야학 대학생 교사에 감사”
생명과학과에 200만원 발전기금 출연
연구 위한 사후 시신 기증 약속에다
매월 2만원씩 추가 기부 약정 체결도
“20년 전 야학에서 배움에 눈을 뜰 수 있게 해준 부산대 학생에게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산대(총장 전호환)는 지난달 21일 오후 1급 장애인 우주연(50)씨가 부산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의 약품 및 항체개발비 지원에 보태달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했다고 8일 밝혔다.
우씨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이날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으로 보호자와 함께 부산대 발전기금재단 사무실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장애인으로 살다 보니 어렵고 힘든 일이 너무 많다”며 “장애인이 없는 꿈같은 미래를 위해 부산대 생명과학과에 발전기금 200만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우씨는 이날 200만원 기부 외에도 “1월부터 매월 2만원씩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부산대에 지속적으로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발전기금을 전달한 우씨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특별히 부산대에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20년 전 ‘참배움터’라는 야학에서 부산대 학생을 만나 배움에 눈을 뜰 수 있었던 인연에서 비롯됐다”며 “뒤늦게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89년에 문을 연 ‘참배움터’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부산지역 야학으로, 부산대 인근에서 운영되면서 장애인들에게 문해 교육과 학력 취득을 위한 검정고시 등의 교육을 실시하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우씨는 “장애인으로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많은 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참배움의 의미를 가르쳐준 따뜻한 학생들이 다닌 대학이라면 제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먼 미래에라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목숨이 다하면 의학 연구시설이 있는 부산대에 시신을 기증해 생명과학 연구에 미약한 도움이라도 더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며 사후 시신기증의 뜻도 전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기부자 우주연씨의 고귀한 뜻에 따라 이날 기증받은 200만원을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의 약품 및 항체개발비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며 “기부자가 향후 출연하는 발전기금도 대학의 학문 발전과 인재 양성에 소중하게 사용해 학문의 발전이 사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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