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이 되면 내일 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울해지는 증상 '월요병'. 인간들끼리는 이 증상을 공감할 수 있겠지만, 일본의 동물전문매체 완짱 혼포(わんちゃん ホンポ)에 따르면 개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월요병이 심해지면 '가고 싶지 않다'는 기분 때문에 권태감이나 컨디션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마음의 병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사자에씨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하세가와 마치코(はせがわ まちこ)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의 국민 TV 애니메이션 '사자에씨'가 일요일 저녁 6시30분부터 7시까지 30분 동안 방송되는데요. 매주 일요일 저녁 TV로 '사자에씨'를 보면서 '내일은 월요일. 곧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져 '사자에씨' 방송이 끝나면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개에게도 발생한다는 것인데요. 최근 일본에선 그 증상에 따라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된 주인이 동물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2000년부터 도쿄대학 부속 동물의료센터에서 개와 고양이의 문제행동을 진료하고 있는 타케우치 유카리 (武内ゆかり) 교수는 처음에는 2주에 1마리 꼴로 월요병을 앓는 것으로 보이는 개를 진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비율이 늘어나 1주일에 2, 3마리를 마주한다고 하네요. 반려견이 학교나 직장을 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 것일까요?
이런 증상을 앓는 반려견들의 공통점은 반려인들이 평일에는 일 때문에 별로 신경 써주지 못한 만큼 주말에 많이 놀아주거나 함께 애견카페 등을 방문하는 등 평일과 휴일 사이에 행동의 차이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젠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을 사랑하는 반려견의 마음을 이해하면 간단합니다. 이 패턴이 몇 년간 반복되면, 반려견도 그 패턴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면 반려견의 심리는 ‘어제와 오늘 반려인이 많이 놀아줘서 좋다! 하지만 이틀 연속으로 놀아주면 내일부터는 또 반려인이 집에 없다, 외로워진다, 싫다’가 되는 것입니다.
반려인 입장에서는 반려견이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기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견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월요병은 매우 스트레스가 쌓이는 증상으로 사회적인 문제로도 종종 언급됩니다.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로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생활해야 반려견이 월요병에 걸리지 않을까요?
앞에서 평일과 주말에 놀아주는 시간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반려견은 다음날부터 반려인이 없어진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를 역이용하면 됩니다. 주말과 평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평소에도 집에서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늘리거나, 또는 토요일에 애견카페 등에 데려가 마음껏 놀게 한 후, 일요일은 여유롭게 쉬는 형태를 취하면 좋겠지요.
‘설마 개도 월요병에 걸릴 줄이야’ 하며 놀라신 분도 계실 텐데요. 인간의 스트레스가 반려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점이 저도 놀라웠습니다. 반려견이 월요병에 걸리지 않도록 반려견과의 생활패턴을 재검토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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