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때 아베 사과 부분, 할머니들에게 편지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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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합의 때 아베 사과 부분, 할머니들에게 편지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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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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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론, 일본 사과 지나치게 외면

총리 사죄 사실 정확히 전달해야”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가 도쿄대 고마바캠퍼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한국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2015년 12월 28일) 재평가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양국 관계가 고비를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10일 예정)에서 대일 후속조치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가 나름의 ‘묘수’를 제안했다.

기미야 교수는 지난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과 부분만 발췌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편지로 담아 전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추가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로서는 새로운 사죄편지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미 나온 합의문의 사과 부분을 있는 그대로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 절차를 밟는다면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제3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미야 교수는 “물론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일본 입장에서도 합의 성과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납득할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이 하든 당시 일본 총리가 사과한 부분을 할머니들에게 확인시키는 작업은 지금 상황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2ㆍ28 위안부 합의’때 한일 양국은 외무장관 명의의 공동회견문에서 ‘아베 내각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갖고 상처 입은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사죄를 표명한다’, ‘위안부 문제는 군의 관여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런 관점에서 일본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등을 명시한바 있다.

기미야 교수가 이처럼 주장하는 이유는 한국 내 여론이 일본 정부의 사과부분을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이 재협상으로서 추가조치를 요구한다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문제가 있더라도 일본과의 관계에선 합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일본 여론은 한국이 ‘골 포스트’를 움직이는데 대해(요구사항이 계속 바뀐다는 뜻) 이번엔 매우 강경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피해자 지원단체는 일본 정부가 사과를 안 했다는 식으로 할머니들에게 주입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것 아니냐”며 “아베 정부에게 당했다고, 너무 양보했다는 식인데 일본 총리가 사죄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도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기미야 교수는 또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경제제재에 따른 어려움을 배경으로, 한미간 틈을 벌이려는 속셈의 평화공세”라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 국면을 통해 북핵ㆍ미사일 개발 완성의 속도를 늦출 수 있고 또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선 “북한이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젠 남북대화를 활용해 미ㆍ북간 조정자, 중계자 역할로 문재인 정부가 기회를 살릴 수 있게 됐다”며 “한국이 남북관계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에 대해선 일본 내 경계심이 크지만 북한의 도발을 당장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도 일본에겐 나쁠 게 없다”고 평가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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