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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가상의 北 대표단 상대로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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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가상의 北 대표단 상대로 ‘모의고사’

입력
2018.01.07 17: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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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장관 등 5명 대표

남북회담 경험 있는 인사들과

예상의제와 돌발상황까지 대비

9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7일 회담 준비를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7일 회담 준비를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가상의 북한 대표단을 구성해 ‘모의고사’를 치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북한 매체는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회담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했다.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5명의 회담 대표들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모여 모의회담을 진행했다. 통일부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과거 북한과의 회담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가상의 북한 대표로 나와 분야별 예상의제를 제기하며 우리 측을 압박하고, 우리 대표단은 이에 대응하며 적응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남북회담 경험이 있는 전직 정부 관계자는 “본 게임을 앞둔 모의회담은 북한 대표단이 평양에 보여주기 위해 떠드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돌발 질문, 또 우리 측이 곤란해 할 말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점검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회담 당일에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대표단이 주고받는 음성과 영상이 청와대와 회담본부에 실시간 전송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에 따라 직접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통일부 장ㆍ차관이 모두 회담 대표로 나서기 때문에 통일부에서는 김의도 남북회담본부장이 상황을 지켜보며 실무조율과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평화의 집이 우리 측 구역이어서 평양의 북한 지휘부에는 음성만 전달된다.

정부는 9일 회담 의제를 북한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맞추고 있다. 다만 향후 남북관계를 고려해 한반도의 주요 현안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에 북한이 5ㆍ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우리측이 꺼려하는 사안을 제기할 경우 우리는 시급한 이산가족 상봉을 맞대응카드로 꺼내되 무리하지 않고 본격적인 논의는 가급적 뒤로 미룬다는 복안이다.

북한은 민족을 앞세우며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우리 측의 행동을 촉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동결 상태에 있는 북남관계 개선의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근본 전제는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위한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는 것”이라며 “말로써가 아니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자주통일을 위한 실천 행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남조선에서 해마다 그칠 사이 없이 벌어지는 형형색색의 북침전쟁 연습들은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위험을 몰아오는 주된 화근”이라며 한미 양국이 4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연합 군사연습을 트집잡아 공세를 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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