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남자 싱글 평창행 확정
1~2차 대회 합계 27점 차이
4회전 점프 줄이고 클린 연기로
마지막 무대서 대역전극 펼쳐
두 차례 실수한 이준형 따돌려
‘남자 김연아’ 차준환(17ㆍ휘문고)이 극적인 뒤집기로 ‘평창행’을 확정했다.
차준환은 7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3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8.8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84.05점을 합해 총 252.65점으로 자신이 2016년 10월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기록한 남자 싱글 최고점(242.22)을 갈아치우며 1위에 올랐다.
앞선 1, 2차 선발전을 모두 우승한 이준형(22ㆍ단국대)과 격차가 27점에 달해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다. 이준형은 2차 선발전까지 합계 459.12점, 차준환은 431.58점을 각각 기록했다.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이준형은 지난해 9월 마지막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가 5위를 차지하며 1장의 티켓을 따온 주인공이지만 정작 올림픽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27점 차는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가 2013년 안도 미키(일본)를 압도적인 기량으로 제치고 우승했을 때와 같은 점수 차다.
차준환은 3차 대회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기존 ‘플래닛’에서 지난 시즌 버전인 ‘일 포스티노’로 교체하고, 4회전 점프를 대폭 줄여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노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쇼트에서 84.05점으로 76.80점에 그친 이준형을 20점차로 추격한 뒤 마지막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무난하게 연기를 마쳤다.
반면 이준형은 이날 두 차례 점프 실수를 범하며 흔들렸다. 결국 차준환이 1~3차 대회 합계 684.23점으로 이준형(682.10점)을 2.13점차로 따돌렸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피겨에 입문한 차준환은 주니어 시절이던 2016년 9월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239.47점으로 신기록을 작성했고, 3개월 후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2006년 우승) 이후 16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남자 김연아’로 주목 받은 차준환은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서 부츠 문제와 발목 부상 탓에 주춤했지만 모두 이겨냈다. ‘우상’ 김연아가 지켜보는 앞에서 평창행을 확정한 차준환은 “아직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며 “경쟁한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했고, 이준형 선수가 따온 올림픽 티켓 덕분에 평창을 갈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18ㆍ수리고)은 이번 대회에서 총 190.12점을 획득, 평창올림픽 출전 자격을 거머쥐었다. 1~3차 대회 합계 총 540.28점으로 종합 순위 2위인 김하늘(16ㆍ평촌중ㆍ510.27점)과 함께 평창 무대를 수놓는다. 최다빈은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서 ‘톱10’에 들며 올림픽 티켓 두 장을 한국 피겨에 선물했다.
지난해 6월 모친상의 슬픔과 발에 맞지 않은 부츠 문제와 발목 부상 등으로 겪은 슬럼프를 극복한 최다빈은 “돌이켜보면 그 동안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는데, 잘 극복해서 만족스럽다”며 “엄마가 많이 생각난다. 옆에 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영(14ㆍ과천중)은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 204.68점을 받아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했다. ‘포스트 김연아’로 꼽히는 유영은 평창올림픽엔 나이 제한(만 16세 이상)에 걸려 출전하지 못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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