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이 저축은행, 보험회사, 대부업체 등 1금융권을 제외한 금융기관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상환 능력이 나은 30ㆍ40ㆍ50대에 비해 금융 취약계층인 청년ㆍ고령층이 금리가 낮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게 더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담보대출(부동산, 예금 등 자산을 담보로 빌린 돈)을 받은 가구주 중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가구주 비중은 20.2%로, 1년 전보다 1.4%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담보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구주 대비 저축은행, 우체국ㆍ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 보험회사, 대부업체ㆍ캐피탈ㆍ각종 공제회 등 기타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가구주의 비중을 뜻한다.
전체 비중은 낮아졌지만 연령계층별로 사정은 달랐다. 30세 미만 가구주가 은행 외 금융기관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비중은 23.0%로, 전년 대비 10.6%포인트나 뛰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대부업체 등 기타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비중은 2016년 4.9%에서 지난해 9.1%로 커졌다.
고령층에게도 시중은행 대출 문턱은 높아졌다. 6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30.4%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4%포인트 커진 수치다. 우체국ㆍ신협ㆍ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 담보대출이 23.6%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ㆍ고령층이 저축은행, 캐피탈 등에서 진 빚도 제때 갚지 못하면 신용도가 떨어져 1금융권에서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달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하반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시행으로 여신심사가 강화돼 취약계층이 은행 외 금융기관 대출로 밀려나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다른 연령계층은 은행 외 금융기관 담보대출 비중이 줄거나 상승폭 자체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17.4%) 50대(19.8%) 모두 비중이 소폭 하락했고, 30대는 14.6%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전체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