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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금융동반자 역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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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금융동반자 역할 할 것”

입력
2018.01.07 14: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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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벤처기업 5년내 500개 육성

워크아웃 대신 체인지업 구조조정

부실기업 정상화율 63%로 올라

무기계약 3300명 정규직 전환해

희망 업무 투입… 호봉, 직급 철폐

영화 ‘신과함께’ 투자 대박 예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5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5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IBK기업은행’의 정식 명칭은 ‘중소기업은행’이다. 실제로 기은 전체 대출의 80% 안팎이 중기로 나간다. 중기에 특화된 은행이지만 덩치가 큰 시중은행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더구나 경제가 어렵다고 다른 은행처럼 기업 대출을 꺼릴 수도 없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두 역할을 해내야 하는 자리에 올라 1년여를 보낸 김도진(59) 기업은행장은 “올해 중기대출목표액을 8조5,000억원(지난해 6조5,000억원)으로 늘리겠다”며 “창업지원센터(IBK창공)를 상반기에 2개 더 늘리는 등 혁신기업 발굴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5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동반자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혁신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직접 육성하는 데에 앞장서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김 행장은 “지난달 마포지점에 일종의 공유 사무실인 ‘IBK창공’ 1호점을 열었는데 20개 기업 모집에 399개의 핀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이 몰릴 만큼 인기였다”며 “입주 기업에는 사무실 무상 임대는 물론 종잣돈 5,000만원 지원, 매칭 투자(투자금을 받아오면 그 액수만큼 저리로 대출), 해외 진출 시 판로 개척 등 각 단계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이름에는 ‘창공(創工)을 발판으로 창공(蒼空)으로 날아오르라’는 희망을 담았다. 자금회수가 쉽지 않은 모험의 길이지만 김 행장은 5년간 이런 혁신기업을 500개나 키울 생각이다.

김 행장은 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인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도 ‘체인지업’(Change-up)으로 바꿔 부른다. “’아웃’이 기업을 퇴출한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다. 기은의 체인지업 성과(워크아웃 후 정상화율)는 2015년 56%(181개), 2016년 60%(216개), 지난해 63%(208개)로 꽤 좋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회계, 잠재적 위험 등을 분석한 뒤 부실해지기 전 선제적으로 체인지업에 편입시켜 정상이 되는 비율이 높다”며 “대출 회수 정지, 이자 감면, 추가대출 등으로 기업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노사가 공동 발표한 ‘3,300명 무기계약직의 조건 없는 정규직 전환’ 선언도 금융권에선 화제가 됐다. 정규직으로 직함만 바뀌고 들여다보면 하는 일은 비정규직 때와 같은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기은은 호봉과 직급의 차별을 아예 없앨 생각이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수십 차례 공청회를 통해 정규직에 이해를 구하고 제도도 정비했다”며 “2분기 중 통합을 이루고 ‘준 정규직’(무기계약직)을 교육시킨 후 일정 자격(학점이수 등)이 되면 대출, 외환, 보험 등 원하는 업무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영화 투자를 위해 아예 전담부서(문화콘텐츠금융부)를 만들어 운영중인 기은은 20억원을 투자한 영화 ‘신과 함께’가 무술년 첫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김 행장은 “영화 등 문화산업은 ‘고위험 산업군’으로 인식되는 탓에 제작자가 투자 받기가 어려운데 기은이 투자를 확정하면 다른 곳에서도 투자 받기가 쉬워진다”며 “1ㆍ2편으로 나눠 개봉되는 이번 영화는 총 1,200만명이 손익분기점인데 1편만으로 그 수치가 달성될 것으로 보여 수익률이 꽤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임 후 1년간 전국 200개 영업점을 돌며 4,300여명의 직원을 직접 만난 김 행장은 “올해도 현장에서 고객과 직원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익의 90% 가까이가 은행(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1조970억원)에 쏠려 있는 것에 대해서는 “비은행 이익 부문을 20%로 늘리고, 현재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등을 통해 해외 부문 이익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김도진 기업은행장

1959년 경북 의성 출생, 대륜고ㆍ단국대 경제학과 졸업

85년 기업은행 입행, 인천 원당지점장, 본부기업금융센터장, 전략기획부장, 남부지역본부장,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

2016년 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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