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장관 상대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ㆍ원길우 체육성 부상 포함
평창 참가 외 남북관계 개선 논의 이뤄질 듯
2년여 만의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나설 양측 대표단이 확정됐다. 양측 최고 회담통으로 평가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양측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마주앉게 됐다.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함께 남북 관계 개선 관련 현안이 주요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리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의를 수용한다는 북측 전통문에 발신자로 돼 있던 인물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북측이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고위급 회담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측 대표단에는 리 위원장 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포함됐다. 이는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ㆍ차관만 3명이 포함된 남측 대표단과 대체로 급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평통은 과거 노동당 외곽단체라는 지위 탓에 통일부의 상대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기구로 격상돼 논란이 사실상 해소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균형을 맞춰 대표단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고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 일정과 관련된 세부 사항들을 판문점 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전날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면서 북측의 대표단 명단도 조속히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측 대표단에는 남측 대표단에는 조 장관과 천 차관, 노 차관 말고도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포함됐다.
과거 남북 장관급회담 대표단이 통상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관계부처 실ㆍ국장을 포함시켰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통일부 장ㆍ차관이 나란히 대표단에 들어간 건 처음이다. 2000년 6ㆍ15 남북 공동선언 후속 조치로 그해 7월 열렸던 장관급 회담에 장ㆍ차관 3명이 대표단에 포함됐지만 당시에는 통일부 장관과 재정경제부ㆍ문화관광부 차관이었다. 경제와 사회ㆍ문화 교류에 방점을 찍었던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남북 관계 개선 논의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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