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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사람 많다” 연락받고도 29분 뒤 진입명령…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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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사람 많다” 연락받고도 29분 뒤 진입명령…왜?

입력
2018.01.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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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 합동조사단 브리핑

119상황실-현장 교신 원활치 않아

6일 오후 충북 제천시 실내체육관 화재 참사 대책위 사무실에서 제천소방서 관계자가 유족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충북 제천시 실내체육관 화재 참사 대책위 사무실에서 제천소방서 관계자가 유족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 화재 참사’ 때 충북119상황실이 현장과 무선 교신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휴대전화를 이용해 건물 2층에 요구조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대원들의 건물 진입 명령이 떨어진 것은 119상황실의 연락을 받은 지 29분가량 지난 뒤여서 그 이유를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천 화재 참사 소방합동조사단은 6일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유가족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먼저 지난달 21일 화재 당일 오후 4시2분부터 20분까지 18분간 ‘사라진 무선 교신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일부 풀렸다. 지난 4일 유족대책위원회가 공개한 무선 교신 녹취록에 이 시간대의 교신 내용이 없어 119상황실과 현장 대원들 간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브리핑에 나선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오후 4시4분과 6분에 (119)상황실에서 현장에 있던 대원에게 휴대전화로 2층의 상황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건물 2층에서는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첫 신고 접수(오후 3시53분) 후 6분 뒤인 오후 3시59분에는 2층에 있던 희생자가 직접 119로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119상황실 근무자가 “구조대 빨리 2층으로, 여자, 여자, 2층”이라는 무전을 전달하려 했으나 당시 현장 대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전이 닿지 않자 휴대전화로 현장 대원에게 건물 2층의 상황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소방합동조사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연락을 받고도 현장 구조대원들이 소방서장으로부터 건물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은 오후 4시33분쯤이다. 119상황실의 연락을 받은 지 29분이나 흐른 이후다.

이보다 앞서 오후 4시15분쯤 일부 대원들이 2층 비상구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뜨거운 열기 탓에 들어가지 못하고 건물 지하 수색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층 유리창을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작한 것은 소방서장의 진입 명령이 떨어지고도 5분이 지난 오후 4시38분쯤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두고 브리핑 현장에서 “소방당국의 과실이 인정되는 부분이냐”, “현장 지휘관의 대처와 판단이 정당한지에 대한 조사단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유가족에게만 이야기 하겠다”,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합동조사단에 앞서 브리핑을 열었던 제천소방서장은 “2층에 들어가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는데 왜 지시를 안 했나”라는 유가족의 성토가 이어지자 당시 건물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토로했다. 소방서장은 “오후 4시12분에 현장 도착해서 상황을 확인했을 때 (화재현장에) LPG가스탱크가 있고 화재와 농염이 강했다”며 “일단 화재를 줄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를 줄이는 활동과 난간에 매달린 사람을 구조하고, 고압선 제거 지시와 굴절차로 8층에 있는 사람을 구하라는 지시 등을 했다”며 “주변에 많은 분들이 2층에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가 가진 소방력으로 2층을 진입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화재ㆍ연기를 줄이고 내부 통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며 “그리고 오후 4시30분쯤 화염이 많이 줄어 구조대에 2층 유리를 파기하고 진입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당시 건물 2층에 사람이 많이 갇혀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화재 진압ㆍ농염 제거 등 활동에 주력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해명에도 유족들이 제기한 의혹이 해명되지 않아 건물 진입 시간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유족대책위는 이날 경찰에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충북119상황실과 화재 현장 대원ㆍ신고자 간 주고받은 무전,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의 제출 및 보존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노블휘트니스스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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