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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생겼으면…” 소셜미디어에 상처받는 영국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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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생겼으면…” 소셜미디어에 상처받는 영국 10대

입력
2018.0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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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남들과 비교하며 정서적 불안정”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정서적 불안정’ 겪는 어린이들이 영국에서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정서적 불안정’ 겪는 어린이들이 영국에서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소통하는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오히려 외모 감수성이 높은 10대 초반 청소년의 정서적 불안정을 높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스냅챗 같은 소셜 미디어로 ‘정서적 불안정’을 겪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SNS를 통해 멋진 외모의 연예인과 그렇지 못한 자신을 비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또래 집단이나 어른들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권리 보호를 담당하는 ‘영국 아동보호처’(The Children’s Commissioner for England)는 ‘어린이들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외모가 어떻게 비쳐지는 걱정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수의 10대 초반 어린이들은 ‘마음에 들어요’(Likes)와 같은 긍정적 피드백이나 자신을 칭찬하는 댓글이 많을수록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여긴다. ‘마음에 들어요’(Likes)라는 피드백이 갖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7학년(한국은 중학생 1학년) 아론(11)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고, 초등학교 6학년 해리(11세) 역시 "사람들이 당신의 사진을 멋지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SNS를 통한 타인 반응에 민감해지다 보니, 긍정적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지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SNS에서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외모가 뛰어나거나 화려한 몇몇 사람이 인기를 독차지하는 경우도 이런 경향을 가중 시킨다. 영국 소녀 브리디(11)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외모가 예쁜 사람을 보면서 나도 그 아이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고, 같은 또래 애니(11)도 “내가 예쁘게 보일 때까지 사진을 수정해서 올린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모에 민감한 일부 10대는 가족끼리 SNS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기피한다. 자녀들의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는 부모들의 이른바 ‘셰어렌팅’(SNS에 자녀의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하는 부모)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극렬히 저항한다. 아직 열 살이 되지 않은 하산(8)이라는 어린이조차 “엄마가 내 사진을 찍어서 스냅챗과 왓츠앱에 올리는데, 원치 않는데도 사진을 찍히는 게 싫다”고 말할 정도다.

아동보호처의 앤 롱필드 위원장은 “청소년들의 건강한 디지털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부모는 자녀가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 온라인으로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며, SNS 기업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 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SNS 때문에 어린이나 청소년 정신건강이 악영향을 받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로 추정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도 SNS 이용률이 66%(2016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권민지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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