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레슬링 동반 금메달
입수로 자카르타 AG 필승 다져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둔 한국 레슬링 국가대표팀이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레슬링 전사들은 5일 부산 해운대에서 해양극기훈련을 진행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침체에 빠졌던 전통 효자 종목 레슬링의 부활을 알렸던 두 간판 김현우(30)-류한수(30ㆍ이상 삼성생명)도 열외 없이 입수했다.
김현우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속리산 얼음 계곡물에 들어갔는데, 그 때보다는 해운대 바다가 나은 것 같다”며 웃은 뒤 “남은 시간 동안 후회 남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류한수는 몸을 벌벌 떨면서 “얼음 계곡물에 들어간 다음 차가운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그래도 이번엔 잘 버틴 것 같다”고 웃었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의 쌍두마차다. 둘은 1988년생으로 나이가 같지만 2월 생인 류한수가 학번이 빨라 형으로 불린다. 류한수가 중3, 김현우가 중2였던 2003년부터 인연을 맺어 어느덧 16년째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중학생 시절과 2012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 당시 같은 체급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10년이 넘는 동안 다른 체급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둘도 없는 형제처럼 지냈다.
김현우가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75㎏급으로 올리면서 류한수도 빛을 봤다. 류한수는 2013년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김현우도 같은 대회에서 체급을 바꿔 우승했다. 둘은 기세를 이어 안방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반 금메달을 이뤄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심판의 편파 판정 논란 속에 둘 모두 ‘금빛 굴리기’에 실패했지만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4년 전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류한수는 “라이벌들이 다 은퇴해 신예들이 총 출동할 텐데, 패기로는 그들에게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고, 김현우는 “부상만 없다면 금메달도 문제 없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합숙 훈련을 하면서 떨어져 있을 때 보다 붙어 있던 시간이 많았다는 둘은 ‘부부 같다’는 말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다툴 일이 없었다”며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되고, 외국 대회에 나가도 항상 붙어 있으니까 외롭지 않다”고 돈독한 우애를 자랑했다.
한편 대표팀의 촌외훈련은 7일까지 부산에서 펼쳐진다. 산악 훈련을 비롯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 및 정신력 향상을 노린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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