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그야말로 ‘열일’하는 하정우다. 새해 첫 천만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이어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부터 6월 항쟁까지 다룬 ‘1987’까지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하정우가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유는 바로 남다른 ‘티켓 파워’ 덕이다. 능청스럽고 유연한 연기로 독보적인 색깔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신과 함께’와 ‘1987’이 동시기 개봉했는데.
“‘PMC’ 촬영이 끝나자마자 하와이를 다녀왔다. 휴가를 다녀오니 두 작품이 일주일 만에 개봉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이것도 나의 운명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두 편의 공통점을 꼽자면 마지막에 감정이 폭발한다는 것인데 눈물의 진원지는 다르다. ‘신과 함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정서의 눈물이다. ‘1987’은 감사의 눈물이다.”
-웹툰 속 진기한 변호사와 삼차사의 수장 강림까지 연기했다. 1인 2역을 연기한 것과 마찬가지인데.
“포인트를 잡고 연기하기 힘들었다. 저승에서 쓰는 대사 톤과 이승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쓰는 말투부터 다르다. 어떻게 이걸 일관성 있게 연기할지 고민했다. 표현을 함에 있어 많이 절제하고 덜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다. 사실 강림 캐릭터를 1부만 놓고 얘기하기는 힘들다. 1~2부 통틀어 어떤 인물인지 나오기 때문이다. 2부에서 강림의 속사정이 자세히 나온다.”
-한국영화에서 1편, 2편을 동시에 촬영한 건 ‘신과 함께’가 처음이다.
“두 편을 동시에 촬영해서 마치 한 편을 찍은 기분이다. 그런데 오래 찍은 게 처음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황해’도 만만치 않았고 ‘국가대표’ ‘군도’ 모두 7~8개월 찍었다. 개인적으로는 1타 2피가 되는 것 같아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장면이 CG로 촬영된 장면이다. 연기하며 민망하지 않았나.
“역시나 민망하고 창피했다.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보며 얘기해야 하니까 집중도 잘 안됐다. 칼을 뽑아 드는 건 그나마 동작만 하는 거라 덜 민망한데 순간이동을 하며 날아가는 건 그 자체가 웃기더라. 그럴 때 ‘아이언맨’ 시리즈를 보며 스스로 위로했다. 나보다 연배가 많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선배도 저렇게 쑥스러운 갑옷을 입고 연기하니까.”
-그래도 ‘신과 함께’ CG는 호평일색이다.
“할리우드에영화의 많은 부분을 뛰어넘었다는 평이 있더라. 사실 ‘신과 함께’ 자체가 동양적이기 때문에 CG가 더 낯설 수 있다. 작품이 끝나고 중간 중간 후반 작업 영상을 봤을 때 굉장히 놀라웠다. 앞으로 많은 영화들이 CG의 도움을 더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도 그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린매트가 집 커튼처럼 익숙해져야지 않겠나.(웃음)”
-‘신과 함께’ 촬영이 겹쳐 제이크 질렌할이 나오는 ‘라이프’ 출연을 고사했는데.
“‘신과 함께’를 먼저 결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의리까지는 아니고 도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케줄을 조정하려고 노력은 했다. 그런데 시간 상 너무 촉박했다. 다른 배우의 대체 인물이었나 싶다.(웃음) 할리우드든 중국 영화든 (출연은) 늘 생각은 하고 있다.”
-‘1987’을 통해 김윤석과 또 재회했다. ‘추격자’ ‘황해’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이젠 정말 동지같다. ‘추격자’로 만났을 당시 윤석 형은 ‘즐거운 인생’ 후 첫 주연을 맡은 것이었다. 나 또한 주연 배우로 참여한 작품이고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로 입봉했다. 그 첫 만남이 참 좋았다. 윤석 형과 연기에 대해 얘기하고, 여러 가지를 같이 공유해서 얻은 것들로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하는 것 같다. 늘 나의 동반자 같다. 누구보다 좋아하고 신뢰하는 형이다.”
-월드와이드 공식 40세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는데 새로운 마음가짐이 있나.
“여태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오면서 쉬어야 할 타이밍에 잠깐 숨 돌리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 굳이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슬기롭게 쉬는 시간을 중간 중간 만든다. 열흘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열흘 동안 걸은 적도 있다. 늘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살았으니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것도 좋다. 마흔 살이 돼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작품을 통해 연기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싶기도 하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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