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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양, 폭행 인한 쇼크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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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양, 폭행 인한 쇼크사 가능성

입력
2018.01.05 1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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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ㆍ내연녀 살해혐의는 못밝혀

아동학대치사죄 적용 검찰 송치

고준희(사망 당시 5세)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딸의 시신을 대신해 마네킹을 땅속에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준희(사망 당시 5세)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딸의 시신을 대신해 마네킹을 땅속에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준희(5)양은 친아버지와 내연녀의 학대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숨진 것으로 결론 났다. 비정한 친부는 바닥을 기어 다닐 정도로 상처 난 준희양을 치료 대신 무참히 발로 짓밟아 끝내 숨지게 했다. 경찰은 이들의 살해 혐의는 밝히지 못한 채 고준희양 수사를 마무리하고 친부와 내연녀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준희양을 폭행ㆍ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친아버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를 구속,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구속된 이씨 어머니 김모(62)씨도 사체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25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던 준희양의 발목과 등을 발로 수 차례 밟아 거동하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입히고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준희양 시신 유기에 가담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1월 준희양을 친모에게서 데려온 후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이 내연녀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30㎝ 철자로 매질하고 발목 등을 수 차례 발로 차고 밟았다. 준희양 사망 전날인 4월 25일 몸이 약해진 준희양을 심하게 폭행하고도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치료조차 하지 않아 준희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외부 충격으로 준희양이 2차 쇼크를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간 부검 결과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져 있었고 흉부 안쪽에 장기 손상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치하면 혈압이 떨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준희양이 사망하자 이들은 계획적으로 범행을 은폐하고 철저한 이중생활을 했다. 준희양 시신 유기를 모의한 고씨와 김씨는 4월 27일 오전 2시쯤 군산시 내초동 고씨 조부 선산이 있는 야산에 준희양을 매장했다. 이틀 뒤인 4월 29일에는 경남 하동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준희양이 여전히 생존한 것처럼 꾸몄다. 이웃들에게 준희양 생일 미역국을 나눠주고 준희양에게 나오는 양육수당까지 받아 챙겼다.

이후 고씨는 내연녀와 싸움이 잦아 별거하게 되자 이씨에게 실종신고를 제안했다. 둘이 헤어지면 ‘준희양 행방에 관해 물어볼 이웃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에서 이를 감추기 위해 거짓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인력 3,000여명을 투입해 준희양을 수색하다 이들의 행적을 의심하면서 결국 8개월만에 추악한 범행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준희를 때리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은 있지만 죽이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친부와 내연녀 등이 준희를 맡아 기르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폭행이 있었고 이들의 진술 등으로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며 “준희양 사망 원인에는 친부의 폭행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과수 중간 소견이 나왔고 오는 12일쯤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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