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의대 2,627명 조사, 천식노출 위험도 “환경개선 필요”

차량 통행이 잦은 주요 도로 반경 200m 이내에 사는 아이들은 '모세기관지염'(세기관지염)에 걸릴 위험이 1.6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종한 인하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아동건강환경조사에 참여한 6∼14세 아동 2,627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역 주변의 도로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 끝 부분인 허파꽈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아이들한테 많다. 처음에는 감기 증세를 보이다가 폐렴이나 천식 등으로 증상이 심해진다.
연구팀은 연구에 참가한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폐 검사를 한 뒤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1,852명의 건강상태를 2년 후 다시 확인한 결과,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 200m 이내에 있는 도로의 총 길이가 길수록 모세기관지염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특히 집에서 200m 이내에 있는 도로의 총 길이가 500m 이상인 아이들은 도로의 길이가 100m 미만 경우보다 모세기관지염 발생 확률이 1.6배 높았다.
주거지역 주변 도로 환경은 천식 발병과도 관련이 있었다. 집 주변 200m 이내의 도로 길이가 500m 이상이면서 모세기관지염을 앓는 아이들은 새롭게 천식으로 진단받을 위험도가 500m 이하인 아이들보다 2.7배 높았다. 천식의 대표 증상 중 흔히 '쌕쌕거림'으로 표현되는 천명 발생 위험도 같은 조건에서 2.2배 상승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도로에 둘러싸인 환경에 사는 아이들일수록 차량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에 많이 노출돼 모세기관지염은 물론 천식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종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도로와 인접해있고, 소음이나 분진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없는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이 기관지염이나 천식 발생에 더 취약하다는 가설이 입증됐다"며 "도로 주변에 사는 아이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도로 및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천식 관련 국제학술지(Journal of Asthma)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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