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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까지 흘러간 국정원 특활비 끝까지 사용처 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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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까지 흘러간 국정원 특활비 끝까지 사용처 규명하라

입력
2018.01.04 19: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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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40억원 가까운 뇌물을 받은 혐의로 4일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취임 직후인 2013년부터 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매달 5,000만~2억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았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국정 운영과 거리가 먼 사적 용도에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나 사건 수사에 사용해야 할 돈을 대통령 쌈짓돈처럼 썼다니 어처구니없다.

국정원 상납 자금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썼다. 검찰이 확인한 집행 내역에 따르면 15억원 정도가 차명핸드폰 구입과 삼성동 사저 관리비, 기 치료 등 ‘비선 진료비’로 쓰였다. ‘문고리 3인방’에게도 10억원 가까이가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됐다. 대통령은 자기 집과 건강 관리에 대공 수사비를 물쓰듯 했고, 측근들은 청와대 공식 특수활동비에서 받은 것 빼고도 한 몫씩 두둑이 챙겼다.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덕성조차 찾아보기 힘든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국정원 상납금 가운데 상당액이 최씨에게 흘러갔다는 점이다. 검찰은 집행 내역을 확인하지 못한 20억원의 사용처를 의심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최씨가 운영하던 의상실에 건네진 것으로 파악됐다. 테이프로 밀봉한 돈이 담긴 쇼핑백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할 때 최씨가 곁에 있거나 이런 쇼핑백이 최씨 운전사에게 전달됐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 공동체’라는 검찰의 주장이 거듭 확인됐다.

문제는 최씨에게 건네진 돈의 규모와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원 상납금 전액이 현금이라 추적이 어려운 데다 당사자인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두 차례나 소환조사와 방문조사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재판 거부에 이어 뻔히 드러난 사실조차 숨기는 것은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마저 저버린 일이다. 대다수 국민의 공분을 일으켜 법적으로 더 큰 단죄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자료를 통해 끝까지 사용처를 파헤쳐 국민의 의문을 풀어 줘야 한다. 돈의 일부가 국외로 빠져나갔거나 국내에 은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세청의 최씨 은닉재산 추적과 함께 ‘최순실 재산환수법’의 추진도 병행돼야 한다. 국민 세금과 국가 예산이 이토록 허투루 쓰인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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