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분노’에 트럼프 일가 여러 비화 담겨
백악관 “쓰레기 같은 타블로이드 소설”
법적 공방 벌어질 듯
3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뒤집어 놓은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 내부’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관련해 여러 민감한 비화들이 담겨 있다.
미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책은 우선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극적인 반전을 이뤘던 2016년 대선에서 투표 당일까지 트럼프 본인을 비롯해 캠프 인사 누구도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고 준비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 스캔들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만 해도 대선 캠페인 당시 러시아에서 연설하는 대가로 4만5,000달러를 받는 것을 두고 친구가 경고하자 “우리가 이겨야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선거 초기 그의 친구에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명성을 이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책은 묘사하고 있다. 투표 당일 이기는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 주니어는 친구에게 통화로 “아버지가 유령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고 심지어 “멜라니아는 울었다. 기뻐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책은 적었다. 1시간 남짓 배넌이 관찰한 것은, 당황해 하는 트럼프가 사실을 믿지 못하는 트럼프, 충격을 받은 트럼프로 변해갔다는 것이다.
책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반문맹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보좌관들이 정책을 보고할 때 보고서를 읽지 않고, 심지어 슬쩍 훑어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백악관 부실장이었던 케이티 월시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것은 “어린 아이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당선인 시절,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일부 인사들이 자리를 뜨려 하자 “그는 가장 위대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를 보고 가야 한다”며 말했다고 한다. 책은 “트럼프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을 사기꾼이나 바보로 경멸해온 미디어 거물에 여전히 아첨하려고 했다”고 적었다. 루퍼트 머독은 당선자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무슨 이런 바보가 있나”라고 말했다고 책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장래에 이방카가 대선에 나갈 계획을 세웠다고 책은 주장했다. 이방카는 첫 여성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자신일 것이란 생각을 즐겼다는 것이다. 배넌은 이런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책은 적었다.
이 같은 책 내용에 대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쓰레기 같은 타블로이드 소설”이라고 맹비난했다. 백악관의 반발에 따라 내용의 진실 여부를 두고 한바탕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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