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속임수 잘 부리냐는 질문에
“미일관계 나쁘게 할 말 말라” 농담
보수성지 이세 신궁 참배후 신년회견
“올해 방위력 강화하고 개헌논의 심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질투하고 선망(?)하는 대상은 극우인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ㆍ85) 전 도쿄도(東京都)지사…?’
아베 총리가 이례적으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국민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국회에서 야당의원에게 야유를 퍼붓는 등 그간의 오만한 인상을 탈피해, 친근한 이미지로 젊은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4일 교도(共同)통신과 스포츠호치(報知)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밤 방송된 후지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비트 다케시의 내가 질투한 훌륭한 사람’에 출연했다.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 아베 총리는 “골프가 좋다. 자연을 보면서 실컷 공을 치는 순간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시의 골프 라운딩으로 화제를 이끌었다. “트럼프는 속임수를 잘 부리지 않느냐”는 돌발질문이 나오자 “미일관계를 나쁘게, 악영향을 끼치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벙커에서 급하게 나오다 넘어진 장면이 영국BBC 방송으로 널리 알려진 일도 소개했다.
그는 “정치의 세계에서 나의 스승은 관방 부(副)장관으로서 모신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라며 “두 사람은 존경하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투한 인물로 이시하라 전 지사를 지목하며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작가로 요트를 좋아하는, 정치가에겐 드문 스타일”이라면서 “나가타초(일본의 여의도격)에도 가스미가세키(총리관저와 내각)에도 여론에도 항상 도전적인데다 잘생기기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학창시절 아버지(아베 신타로 전 외무장관)를 만나러 집에 온 이시하라에게 사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또 언론 대응방법에 대해 “되도록 초조해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해버리면 좋지만, 호흡법으로 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보수진영의 성지인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한 뒤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안보 강화론과 개헌이슈를 띄웠다.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로 지난해 일본의 안보환경이 전후 가장 어려웠다며 “기존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야말로 헌법이 존재해야 할 모습을 국민에게 확실히 제시해 헌법개정을 위한 논의를 한층 심화하는 1년으로 하고 싶다”며 “시대변화에 맞게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재차 개헌의지를 표명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