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뺏겼다”고 주장한 사실이 전해지자 SBS가 8시 뉴스를 통해 정면 반박했다.
홍 대표는 지난 3일 신년 인사차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좌파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뺏겼다”고 말했다. 홍 대표 말이 끝나자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은 “조중동은 잘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홍 대표는 “부산의 KNN도 뺏겼다”며 “이제 방송국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그럼 그것도 적폐네”라고 응수했고, 홍 대표는 “적폐는 아니고 그거는 강도”라고 답했다.
이날 저녁 SBS ‘8시 뉴스’에는 홍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보도가 나왔다. 앵커는 “지난 대선 때부터 최근까지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홍 대표가 오늘 또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며 홍 대표의 말을 소개했다.
SBS 8시 뉴스는 리포트를 통해 홍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SBS도 뺏겼다”고 주장한 내용과 지난해 5월 부산 유세에서 SBS에 대해 말한 내용을 차례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 대표는 “SBS라는 방송은 그거 내가 ‘모래시계’ 드라마 만들어서 키운 방송”이라며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싹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다. 당시 드라마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는 “홍 후보가 요즘 모래시계를 만든 모델이라고 주장하는데 홍 후보는 모래시계 집필 때 만난 여러 검사 중 한 분일 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논란 후 7개월 뒤인 지난달 2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었다.
SBS는 마지못해 사과했던 홍 대표가 아직도 잘못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 ‘8시 뉴스’ 클로징 멘트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했다. 김현우 앵커는 “홍 대표가 SBS를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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