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도 전복어선 선장 입건

해경,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무리한 조업이 사고 원인 판단

지난달 31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전남 여수 선적 저인망어선 203현진호가 지난 3일 오후 제주시 한림항으로 예인됐다. 크레인 2대가 203현진호를 바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추자도 해상 어선 전복사고와 관련해 무리한 조업을 벌인 혐의로 사고선박 선장이 입건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해 12월 31일 추자도 남쪽 해상에서 무리한 조업으로 전복 사고를 일으킨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전남 여수 선적 저인망 어선 203현진호(40톤) 선장 강모(51)씨를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그물에 어획물이 가득해 그물을 끌어올릴수록 그 무게로 인해 배가 기울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물을 끌어올린 작업을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또 현진호가 저인망어선 조업 금지구역에서 불법조업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선장 강씨는 조사 과정에서 불법 조업을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또 자동위치발신장치(V-PASS)가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불법 조업 어선의 위치를 숨기려고 V-PASS를 고의로 끈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진호의 V-PASS는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5시36분쯤 제주시 한림항을 떠난 지 16분 만에 작동이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현진호는 지난해 12월 31일 추자도 남쪽 해상에서 전복돼 승선원 8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5일째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실종 선원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