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붐업을 위해 기업들이 발벗고 나섰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해 11월 이희범(69)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한때 세입 2조5,000억 원, 세출 2조8,000억 원으로 3,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됐었다”며 “적자 부분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기업들로부터 후원도 받았다. 그 결과 거의 메워졌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회 조직위는 2017년 말 5차 재정계획에서 '균형 재정'을 알렸다. 후원금도 목표액인 9,400억 원을 넘어 1조493억 원을 달성하며 적자 없는 '경제 올림픽' 달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큰 동력이 된 셈이다.
대회 공식 후원 기업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붐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500억 원 이상을 후원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에는 삼성전자, 현대ㆍ기아차, SK, LG, 롯데, 포스코, KT, 한국전력, 대한항공 등 10대 그룹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또 150억 원 이상을 후원하는 ‘공식스폰서’에는 삼성생명, 네이버, 한화, CJ, 신세계, KEB하나은행, 한국수력원자력 등 12개사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25억 원 이상의 현물을 지원하는 공식 공급사가 25개이며 LS, 인터파크, 오뚜기, 매일유업, 한전KPS 등 32개사가 공식 서포터(25억 미만 후원)로 활동하고 있다. 공식 후원 기업만 약 80개사에 달한다.
이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34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56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44개)을 뛰어넘는 수치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반도체, 백화점, 면세점, 케이터링 등 다른 대회에는 없는 후원 분야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 개발해 후원사 유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4일 통화에서 “그룹사 자회사들까지 합쳐 총 800억 원 대를 후원했다. 대회 기간 전기자동차 150대를 무상 임대하고 급속충전시설 26곳을 설치하는 등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대회 홍보관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선수단 수송차량과 의전차량, 대회 운영차량 등 총 4,100여대 차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스노우 트랙 16톤 무상 수송, 인천-안양 내항기 운항 등을 할 예정이다”며 “대회 조직위원회에 국제업무, 마케팅, 전산 등 우수 인력을 파견하는 등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스켈레톤 대표팀에 1억 원의 격려금을 전달했으며 최근 아시아 최강으로 거듭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대회 후원을 통해 이미지 제고 등 유ㆍ무형의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조직위로부터 지적재산권 사용과 후원사 로고 노출 등 공식 파트너에 해당하는 스폰서십 권리를 부여 받았다. 아울러 대회 기간 회사 브랜드 홍보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범세계적 이미지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물론 기업들의 후원 러시를 틈타 기승을 부리는 앰부시(Ambushㆍ매복) 마케팅은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엠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자사 광고나 판촉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류철호 조직위 법무담당관은 “대회 지식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위조상품 제조, 판매와 앰부시 마케팅 사례가 늘고 있어 경찰청과 특허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법 위반으로 처벌, 제재를 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순수한 목적의 대회 후원과 엠부시 마케팅은 구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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