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출 급감에도 동남아서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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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 중국 농식품 수출이 10%나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농식품 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총 68억달러로,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이는 197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해 대 중국 수출액이 9억8,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나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 중국 수출은 쌀이 전년대비 98.7%나 급감한 것을 비롯 삼계탕(-88.2%) 김치(-32.4%) 등 주요 품목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
대 중국 수출 감소에도 전체 농식품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일본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선데다가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 수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농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일본(13억1,300만달러)이었다. 대 일본 수출은 2012년 이후 매년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4% 급증하며 상승 반전했다. 이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12억1,000만달러)과 이슬람협력기구(OICㆍ10억400만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태국(59.5% 증가)과 인도네시아(15.9%), 중동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ㆍ9.9%)와 아랍에미리트(UAEㆍ8.0%)가 우리 농식품을 많이 수입했다.
품목별로는 라면(31.2%)과 맥주(23.8%) 등이 가공 분야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기록했다. 채소ㆍ과실류에서는 딸기(29.0%) 포도(64.7%) 등의 성장폭이 컸다. 특히 라면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망이 확대되고, 태국ㆍ베트남 등의 입점 매장이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3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딸기 역시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 결과, 4,400만달러의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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