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실화, 방화, 자연발화 등
모든 개연성 열어두고 수사진행
부산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피해를 낸 기장 삼각산 화재의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지만 피해 범위가 넓고 발화지점이 확인되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4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 13분쯤 불이 완전히 꺼졌고, 잔불 정리도 마무리됐다. 1일 오후 9시 46분 신고가 접수된 지 40여시간 만에 공식적인 진화 작업이 끝났다.
삼각산 화재의 피해면적은 총 50만㎡로 부산에서 난 산불 가운데 두 번째로 피해 규모가 크다. 가장 피해가 컸던 산불은 2011년 3월 강서구 보배산 산불(피해면적 88만㎡)이다.
최초 삼각산 산불 신고는 인근 장안사에서 접수됐는데, “불이 난 것 같다”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근처 용소마을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지만 산불이 발견된 구체적인 장소나 화재 발생 시각도 정확하지 않다. 기장군이 달음산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서도 1일 오후 10시쯤 삼각산 꼭대기 근처에서 불이 난 장면이 확인됐지만, 거리가 멀어 정확한 발화지점을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달음산은 삼각산과 남쪽 직선으로 8㎞가량 떨어져 있다.
기장군 관계자는 “삼각산은 산세가 험하고, 군이 관리하는 등산로도 없다”며 “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 차량으로 20~30분 거리에 있고 사람의 왕래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경찰 등은 방화와 실화 또는 자연발화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화재원인 조사에 나서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번 산불은 인적 드문 곳에서 발생했고, 피해 범위가 넓어 원인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화재원인 규명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CCTV 등을 확인해 실화나 방화 등 등산객에 의한 화재, 자연발화 가능성 등 모든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화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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