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지음
바틀비 발행ㆍ288쪽ㆍ1만5,000원
생화학과가 생화(生花) 연구하는 곳인 줄 알고 대학에 들어간 과학자, 곤충과 식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눈 돌린 과학 커뮤니케이터, 그리고 털보 재담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이 한국일보를 비롯한 언론에 연재한 에세이 62편을 모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을 냈다. 수없이 의심해 잠정적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즉 과학이 몸에 밴 저자는 세상 물정도 그렇게 대한다.
도마뱀의 꼬리 자르는 능력이 사람에겐 왜 없을까. 서로 도우며 살면 되기 때문이다. 벚꽃, 개나리 같은 작은 꽃은 벌을 어떻게 유혹할까. 떼지어 흐드러지게 피기가 전략이다.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손잡아야 하듯이. 미꾸라지 한 마리 같은 동료를 마구 미워해도 될까. 조직이 썩지 않게 산소를 공급하는 귀한 존재일지 모르므로 다시 본다. 더러운 물에서 버티는 삶인 건 모두 마찬가지니까. 저자가 도출한 세상 물정의 원리는 결국 ‘f(사람+사람)=더 나은 세상’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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