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들이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단추' 공방에 일침을 가했다. 이들 매체는 핵단추는 북핵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라며 자제를 촉구하면서, 남북 연락채널 재개에 따른 대화 분위기 조성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3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핵 단추는 북핵 위기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북 지도자들의 관련 공방을 경계했다. 이 신문은 올해 한반도에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한국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환영했으며 판문점에 남북한 연락 채널이 재개된 데 주목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반도에 더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자신의 책상에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맞받아친 '핵단추 공방'을 거론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특히 "남북 간 접촉 재개는 새로운 문을 여는 것인데도 미국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은 작금의 국제 정치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목표이지만 주도권 다툼을 하면서 더 강력한 핵 단추를 추구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이 그런 핵 위협에 익숙해져 있다면, 이는 21세기 국제 관계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양측이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한 걸 볼 때 북한은 올해 핵 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금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 훈련 축소라는 신호를 보여야 할 때로 북미 간 군사 충돌을 줄일 수 있다면 한반도에 밝은 희망이 보일 것"이라면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북한을 먹여 살릴 수 없으며 북한은 이를 전략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신문은 또 "미국은 강력하지만 전지전능하지는 않기 때문에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힘의 한계를 깨달아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핵 단추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인민망(人民網)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 단추' 위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세계 최강국 중에 하나로서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즈강(달<竹 밑에 旦>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의 말싸움에 국제 사회가 너무 과열됐다면서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진전이 있지만 기술 결함 때문에 전쟁 능력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도 단지 미국을 압박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최근 몇 달씩 북미 간 말싸움의 강도가 높아져 왔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미가 의도치 않게 전쟁을 하면 미국은 이전보다 막대한 비용을 쏟아야 하고 북한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즈강 소장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인 남북한이 보낸 긍정적인 신호들은 올해의 좋은 시작을 알리고 있다. 갈등의 위험 요소가 남아있지만 외교 및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대가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뤼차오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올림픽을 이용해 평화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전략 변화는 북핵 포기를 위해 힘을 모으는 중국과 미국, 한국을 이간질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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