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100만달러에 1년 계약
프로야구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했던 최장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가 kt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kt는 4일 “니퍼트와 연봉 포함 총액 100만달러(약 10억6,610만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잠실 곰’에서 ‘수원 마법사’로 거듭난다. 임종택 kt 단장은 “구위와 이닝 소화력 등 에이스 투수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KBO리그 적응력, 인성과 성실성 등이 검증된 니퍼트를 올 시즌 외국인 투수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7년 동안 두산 마운드를 지켰다. 통산 94승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의 성적을 남겼고, 2016년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두산이 니퍼트의 높은 몸값과 노쇠화를 우려해 재계약 하지 않고 롯데 출신 조쉬 린드블럼, 신입 세스 후랭코프로 외국인 투수진을 꾸리면서 니퍼트는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kt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하고 다른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임 단장은 “당초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들의 다수가 메이저리그 잔류나 일본 리그 진출을 결정해 영입이 지연되고 있고, 스프링캠프 합류 등 차질 없는 시즌 준비와 적응을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영입 가능한 미국 리그 선수들과 돈 로치를 포함해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니퍼트가 팀 전력 상승에 가장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니퍼트의 몸값은 뚝 떨어졌다. 지난해 210만달러(22억3,881만원)의 외국인 선수 최고액을 받았지만 절반 이상 깎였다. 작년 정규리그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로 기대에 못 미쳤던 영향이 컸다. 다른 구단들도 니퍼트 영입에 선뜻 나서지 않아 은퇴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kt에서 손을 내밀어 니퍼트는 외국인 투수 최초 100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100승까지는 6승 남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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