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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라니냐 귀환 소식에 지구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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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라니냐 귀환 소식에 지구촌 비상

입력
2018.01.03 20: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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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무역풍에 태평양 수온 저하

지구촌 곳곳 곡물 생산 타격 땐

옥수수, 밀 등 가격 폭등 우려

라니냐는 지구촌 곳곳에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를 야기한다. 2010년 라니냐로 인한 폭우로 50여명이 희생된 남미 콜롬비아 산사태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라니냐는 지구촌 곳곳에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를 야기한다. 2010년 라니냐로 인한 폭우로 50여명이 희생된 남미 콜롬비아 산사태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라니냐가 올해 지구촌 저개발국의 정치ㆍ경제에 최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 동안 ‘엘니뇨’ 득세에 밀렸던 ‘라니냐의 귀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미 인근 동태평양 적도 해역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면 미국 남부 등 곡창지대의 기상조건이 악화 돼 옥수수, 밀, 콩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

2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 매체 더스트리트 등은 “올 들어 라니냐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75%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에 이어 라니냐 경향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미국 중부지역을 강타한 유례없는 한파도 라니냐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기상자료에 따르면 아이오와 등 중부지역의 경우 라니냐 때마다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내려가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미 농무부 중서부 기상관측소의 데니스 토디 기상학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상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처럼 아이오와 주를 비롯한 미 중부지방은 라니랴 진전에 따라 올 겨울이 예년보다 더 춥고 눈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니냐가 글로벌 기상의 대세가 되면 식량ㆍ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국가의 경우 ‘빨간불’이 켜진다. 라니냐로 인해 미국 남부의 밀 수확지역과 중미 콩 재배 지역 등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2012년 국제곡물시장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8달러 중반, 콩은 18달러까지 치솟았고, 밀은 9달러 이상 올랐다. 이후 평년 기상으로 회복된 뒤 이들 곡물 가격은 각 3달러, 9달러, 4달러선에서 안정돼 있다.

영국 가디언은 “2010~2012년 라니냐의 영향으로 미 중서부는 심각한 가뭄으로 작황이 엉망이었고, 남미 콜롬비아에는 폭우가 쏟아져 커피에 곰팡이가 피었다”며 “올 들어 라니냐가 귀환하면 영국 소비자들은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일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농산물담당 연구원은 스테판 보겔은 “2018년 글로벌 식품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주요 원인은 라니냐”라며 “팜오일을 생산하는 동남아시아, 각종 작물을 생산하는 남미, 미국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니냐는 또 다른 밀 수확지인 호주도 위협한다. 역대 라니냐 때마다 이 지역에 폭우가 집중돼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곤 했다. 프랑스 곡물 리서치 회사인 애그리텔은 “폭우는 밀의 질 저하뿐 아니라 수확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라니냐가 닥치면 최악의 피해지역은 아프리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식량 수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최근 이어진 가뭄으로 아프리카에서는 1,800만명이 식량 부족 사태에 놓였었다”며 “다가올 라니냐로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남수단 등)’ 지역의 식량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 대륙을 강타한 한파로 원유가격이 들썩이는 것처럼 라니냐는 국제 원자재 시장에도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한다. 과거 라니냐가 발생하면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북미 지역에 겨울철 한파가 닥치곤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북미 지역의 한파로 천연 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1일 총 수요는 1,400억 입방 피트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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