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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북한 협상 대표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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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북한 협상 대표로 나서나

입력
2018.01.03 16: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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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경일ㆍ전종수도 거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재개 제안에 전격 화답하면서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간 협상에 북측이 어떤 인물을 대표로 내세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북대화가 단절됐던 지난 2년간 북한의 대남라인이 대폭 교체된 만큼, 새롭게 나서는 북한 인사들의 면면에 따라 남북대화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북한은 이날 발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한 실무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의제의 대략적인 범위를 실무 차원으로 맞췄다. 우리 정부가 전날 남북 고위급 대화 제의 때 “북측에서 나름대로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와 장소, 형식을 (다시) 제안해 올 경우 긍정적인 입장에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점까지 종합해 보면, 장관급 협상보다는 격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실무 협상은 차관급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이날 우리 측 회담 제안 수용 입장을 발표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위원장이 협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리 위원장은 인민군 중장 출신으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오른팔로 꼽힌다. 과거 조평통은 노동당 통일전선부 외곽단체라는 점 때문에 남북당국회담 때마다 통일부의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남북대화가 단절됐던 지난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조평통이 국가 기구로 격상돼 더 이상 이런 논란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리 위원장이 대표적인 대남 강경파인 김영철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만큼 과거 김양건 전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라인 때와는 북한 대표단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우리 측 사정에 좀 더 능통한 인사들을 우선한다면 김양건 체제 때부터 대남 라인의 중추 역할을 했던 조평통의 맹경일ㆍ전종수 부위원장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맹 부위원장은 2015년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를 공항에서 영접할 정도의 핵심으로 꼽히고, 전종수 부위원장 역시 2000년대 초부터 남북당국회담에 참여할 정도로 우리 측 사정에 밝은 인사로 통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실무로 대화를 한정하면 차관급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며 “지금은 그 이상의 고위급으로 가져가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과 이산가족 등 분야별로 실무협상을 진행한 뒤 차차 장관급 이상으로 높여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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