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슈퍼 소닉 이대형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이대형(35)은 올 겨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지만 좀처럼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2달여가 지났고 급기야 해를 넘겼다.
kt 구단과 이대형은 줄다리기 중이다. kt 관계자는 “구단과 이대형이 3번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양 측이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지며 계약 의지를 내비쳤지만 성사되지는 않고 있다. 이처럼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는 계약 조건에서 이견 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구단에서도 이대형이 남길 바라고 계약은 하겠지만 조건에 이견이 커서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형과 구단의 거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이대형의 몸 상태가 꼽힌다. 그는 FA 시장에서 준척급으로 분류된다. 2003년 전체 11순위로 LG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해 15시즌을 뛰었다. 도루왕을 4번(2007ㆍ2008ㆍ2009ㆍ2010년)이나 차지했고 2007년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골든글러브 외야부문을 수상하면서 KBO리그의 대표적인 날쌘돌이로 입지를 다졌다.
이대형(왼쪽)/사진=OSEN.
2015년부터 신생팀 kt에서 뛰며 팀의 간판스타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부상이 이대형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 중이었던 지난 8월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K전에서 1, 2루간 도루를 시도하다가 베이스를 찍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뒤틀리는 부상을 당했다. 정밀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은 이대형은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독일 레버쿠젠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고 입국해 12월 초까지 국내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재활이 길어지다 보니 구단의 입장도 느슨해지는 모양새다. 급할 것이 없어졌다. 이대형이 빠진 자리를 메울 외야 자원이 풍족한데다 가능성 넘치는 신인 외야수도 발굴 중이다. 이대형이 빠진 뒤인 지난 9월 11일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는 강백호(19)를 영입했다. kt는 강백호가 고교 시절 포수와 투수로 뛰며 투타를 겸업해 어깨가 좋다는 장점을 살려 외야수로 전향했다. 새 시즌 kt는 강백호에게 출전 기회를 활짝 열어줄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는 “코칭스태프의 1차 계획은 강백호를 외야수로 쓰는 것이다. 2월 이후 팀 훈련에서 기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강백호는 아마 선수 시절 투타를 겸업했지만 타격면이 더 좋다. 그런데 포수는 체력에 무리가 가서 야수로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 강백호/사진=OSEN.
자연스럽게 이대형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대형의 복귀 시기를 놓고 “뛰어도 시즌 후반부터가 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부상으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재활에 매진하고 있지만 부상을 당하기 전 만큼 몸 상태가 호전될지 알 수 없다. 또 그라운드에 복귀 한다고 해도 순위 싸움이 중요해지는 시즌 후반에 도루왕 이력에 버금가는 기량을 선보일 지도 미지수다.
현재 이대형은 LG 시절 친분을 쌓았던 팀 동료 박경수(34ㆍkt)와 함께 개인 훈련을 위해 사이판으로 떠났다. kt 관계자는 “이대형이 이달 20일 전후로 입국할 예정이다. 계약은 그 다음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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