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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작년 11월 한국증시에 뭉칫돈 투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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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작년 11월 한국증시에 뭉칫돈 투자… 이유는?

입력
2018.01.03 16:3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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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100여종목 1조원 순매수

5개월 순매도 이어가다 돌변

송영무, 임종석 방문과 연관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해 말 우리나라 상장기업 100개사의 주식을 대규모로 사 들인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로 코스피 대형주를 사들였다고 설명하고 나섰지만 당시 송영무 국방장관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잇따라 UAE를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UAE는 지난해 11월 한국 상장주식을 9,88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UAE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간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태도가 바뀐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에 UAE는 지난해 11월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가가 됐다. UAE의 뒤를 미국(8,560억원) 노르웨이(4,910억원) 영국(4,460억원) 등이 이었다. UAE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 규모도 9조4,620억원까지 치솟으며, 2016년말(6조9,310억원) 대비 36.5%나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UAE는 어떤 주식을 사들였을까. 이날 증시 일각에선 특정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일회성 자금 유입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UAE가 1조원의 뭉칫돈을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위주로 100여개 종목을 사 들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동 국부펀드가 해외에서 건물을 사는 경우는 많지만 특정 기업 지분을 사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UAE의 이례적 투자 배경에 대해선 추측이 무성하다. 우선 UAE가 한국 증시를 매력적으로 보고 투자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초 코스피지수는 2,557.97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UAE를 제외한 다른 국가의 자금 유입은 크지 않았다. 유가상승으로 중동계 자금에 추가 투자 여력이 생겼을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중동 지역에서 UAE보다 한국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는 당시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정치적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UAE는 왕권국가인데다가 주로 국부펀드 형태로 대부분의 해외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개인 투자자 중심의 공모 펀드는 거의 활성화돼 있지 않다. 대신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국부펀드가 전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지난해 잇달아 UAE를 방문한 것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다. 지난해 11월 송 장관에 이어 한 달 뒤 임 실장이 UAE를 방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면담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청와대는 이와 관련 별다른 언급을 내 놓지 않았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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