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광객 전년대비 6.9% 감소
사드 여파 중국인 230여만명 줄어
저가관광 개선 등 체질 개선 필요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1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잠정치)은 1,475만4,384명으로, 전년도 1,585만1,401명에 비해 6.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 방문 관광객 수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1997년 436만명에서 1998년 329만명으로 줄어든 이후 19년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23만3,525명으로 전년도 359만8,689명에 비해 65.7% 급감했다. 2016년에 전년대비 37.2%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은 1,352만859명으로 전년도 1,225만2,712명보다 10.3% 증가하면서 그나마 감소폭을 줄였다.
제주 관광객 수는 1999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502만275명으로 5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09년 652만3,938명, 2010년 757만8,301명, 2011년 8,74만976명, 2012년 9,69만1703명 등 매년 100만명 가량 증가했다. 또 2013년에는 1,085만명으로 1,000만명대에 진입했고, 2014년 1,227만명, 2015년 1,366만명, 2016년 1,585만명을 기록하며 매년 눈에 띄는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의 약 80%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금지하면서 크게 줄어 19년 만에 제주 방문 관광객 수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74만7986명으로 전년도 306만1,522명에 비해 75.5%나 감소했다. 불과 10여개월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 230여만명이 줄어든 셈이다.
도와 제주관광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중심의 제주관광에서 탈피하기 위해 해외 직항 노선 확대 등 해외시장 다변화에 나섰지만 동남아시아 관광객 수는 대부분 전년도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등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본인 관광객이 5만7,351명으로 전년도 4만7,997명에 비해 19.5% 증가, 2012년 이후 계속 줄어들다가 5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 제주관광시장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 재개로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제주관광업계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제주관광이 체질 개선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문이 재개되면 제주관광이 또다시 중국시장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무등록 여행사와 가이드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가하는 등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관광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양적관광의 부작용, 수용력의 한계, 저가관광에 의한 지역경제 효과 미흡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 관광체질 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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