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협, 양당 통합 밑그림 공개
국민의당 내홍이 가장 큰 걸림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2월 창당대회를 열고 통합 신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다만 국민의당 내홍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양당 지도부 간 통합에 대한 온도차도 여전해 신당 출범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추진협의체 출범식을 겸한 제1차 회의를 열고 양당 통합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국민의당 이언주ㆍ이태규 의원, 바른정당 오신환ㆍ정운천 의원으로 구성된 통추협은 먼저 2월 내에 통합 절차를 완료하기로 뜻을 모았다. 방식은 새로운 당을 만들어 이 당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모두 흡수하는 ‘신설 합당’식 통합으로 결정했다. 통추협은 이와 관련 “단순한 합당이 아닌 신설 합당 방식을 취해 이 과정에서 정치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제3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통추협 출범으로 통합 실무 절차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지만 양당 지도부는 이날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접촉이 가능한 (당내 중립파) 의원들부터 차례대로 통화를 하고 있다. (통합 반대파의 핵심인) 박지원ㆍ천정배ㆍ정동영 의원도 최대한 설득하겠다”며 1월 전당대회 개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철수계도 우선 당내 중립파로 분류되는 주승용ㆍ최도자ㆍ손금주ㆍ황주홍 의원 등을 최대한 빨리 설득해 통합 찬성파로 끌어들인 뒤, 여세를 몰아 통합 반대파 의원 18명도 순차적으로 신당에 합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바른정당 지도부는 국민의당 내홍이 해결되지 않은 점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민의당은 통합을 두고 내분이 심각한 상황이고 이 부분이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통합은) 과속도 저속도 안 되고 정상 속도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원칙적으로 2월 신당 창당에는 동의하지만 국민의당 상황이 정리되지 않으면 최종 결정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한편 박지원ㆍ유성엽 의원 등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 11명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가지고 “개혁신당 창당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통추협 움직임에 맞불을 놓았다. 반대파 소속인 최경환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 창당과 동시에 통합 승인을 위한 전당대회도 저지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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