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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강의실 비좁은데…” 원광대, 서남대 편입생 놓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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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강의실 비좁은데…” 원광대, 서남대 편입생 놓고 시끌

입력
2018.01.02 2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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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재학생 419명인데

서남대 학생 305명 추가 배정

“의대 정원 늘리려는 욕심” 반발

청와대 청원까지 불사 움직임

학생ㆍ교수 의견 수렴 없이 결정

학교 측 불통 행정도 도마에

2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학생회관에 학교 측의 일방적인 서남대 특별편입생 수용을 비판하는 간호학과 학생회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독자 제공
2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학생회관에 학교 측의 일방적인 서남대 특별편입생 수용을 비판하는 간호학과 학생회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독자 제공

원광대가 정원 400여명에 육박하는 인원을 더 받겠다고 일방 공지하자 간호학과 학생들이 뿔났다. 지난달 폐쇄 명령이 떨어진 서남대 재학생 1,893명(학부 기준)의 75.3%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 반발을 불렀는데, 편입 인원이 기형적으로 많은 간호학과와 의학과 등은 청와대 청원까지 불사하고 있다.

원광대는 지난달 22일 학교 홈페이지에 ‘2018학년도 서남대학교 특별편입학 원서 및 모집 안내’라는 글을 올려 서남대 재학생 1,425명을 특별편입 형식으로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기준 재학생이 419명인 간호학과엔 서남대 편입 인원이 305명이나 배정됐다.

학생들은 “교육 환경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교육권이 침해된다”고 즉각 반박했다. 간호학과의 반발이 특히 거센 이유로 기존 학생들조차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교육 환경이 거론된다.

학생들에 따르면 현재도 인원이 너무 많아 병원 실습 시 같은 병동을 두 번 가는 사람이 발생하고, 4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국가고시실’은 너무 비좁아 뒷사람과 등을 대고 앉아야 할 수준이다. 간호학과 재학생 A(21)씨는 “간호학과는 따로 사용하는 건물도 없이 ‘셋방살이’ 하며 겨우 강의실 7개를 쓴다”면서 “강의실이 좁아 책상도 없이 강의를 듣는 경우가 빈번한데, 학교는 대책도 없이 인원만 대폭 늘리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결정이 학생 및 교수진과 일절 상의 없이 내려진 탓에 학교 측의 ‘불통’ 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간호학과 재학생 B(21)씨는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를 본 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에야 해당 소식이 학생들 사이에 알려졌을 정도”라며 “반대 의견에도 학교 측은 아예 귀를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원광대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22일 간호학과 모집 인원을 215명이라고 공지했던 예수대가 학생과 학부모 반대 의견을 수렴해 최근 76명으로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학생들은 특별편입생 전체 모집 인원의 절반 가량인 690명이 의과대학에 배정된 것을 지적하며 “학교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욕심에 무리해서 일단 학생들을 받고 보려는 수작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원광대 측은 “현재 모집 요강을 바꿀 계획은 없다”며 “모집되는 인원을 파악한 뒤 시설 개선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와의 대화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1일 학생들은 ‘서남대 간호학과 원광대 특별편입 반대’라는 청와대 청원을 게재했고, 2일 현재 1,200여명이 참여했다. 3일에는 학생 200여명이 간담회를 개최한 뒤 학내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학생회 관계자는 “서남대 학생들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원광대 기존 재학생들의 학습권부터 보장돼야 서남대 학생들에게도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며 “학교는 편입생 인원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시설 개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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