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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아들과 나눔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입력
2018.01.02 15:4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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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소방관 아버지, 순직 아들과 함께 2억원 기부

소방관으로 전국 첫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2일 서울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퇴직 소방관인 강상주씨가 본인과 2016년 인명구조 활동 중 순직한 아들 강기봉(당시 29세) 소방교의 이름으로 기부금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사진 왼쪽부터 고 강기봉 소방관의 어머니 김선희씨,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강상주 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2일 서울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퇴직 소방관인 강상주씨가 본인과 2016년 인명구조 활동 중 순직한 아들 강기봉(당시 29세) 소방교의 이름으로 기부금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사진 왼쪽부터 고 강기봉 소방관의 어머니 김선희씨,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강상주 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새해 전국 첫 회원으로 가입했다.

제주에 거주하는 퇴직 소방관인 강상주(63ㆍ제주시)씨는 2일 서울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본인과 2016년 인명구조 활동 중 순직한 아들 강기봉(당시 29세) 소방교의 이름으로 기부금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전달했다. 이들 부자는 제주지역 83ㆍ84호, 전국 1,770ㆍ1,77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에서 소방관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부자(父子) 소방관 가입 역시 첫 번째다.

아버지 강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6월에 정년퇴직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아들 강기봉 소방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5년 4월 울산 구급대원으로 채용된 뒤 수많은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수행해 왔다. 그는 2016년 10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119대원으로 활동하던 중 태풍 ‘차바’로 인해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아버지 강씨는 이날 “119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아들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기 위해 나란히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이웃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 부자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귀감”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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