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선 작업 지시한 적 없어"…경찰, 사건 검찰 송치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된 건물주 이모(53)씨는 2일 "제 부주의로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기 전 제천경찰서를 나서면서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포토라인에 선 뒤에도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취재진 질문에 울먹이며 답변했다.
화재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건물 관리인 김모(50)씨의 1층 천장 열선 작업에 대해서는 "작업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구속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김씨는 "불이 나기 전 1층 천장에서 손으로 열선을 펴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작업을 마친 뒤 50분 만에 1층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고,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29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씨는 또 1층 천장 열선 역시 자신은 설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참사 원인인 1층 천장 열선과의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이씨는 건물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와 관련, "제가 실소유자"라고 밝혔다.
이씨는 건물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이 스포츠센터 화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소방법 위반과 건축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했다"며 "이번 화재에 연루된 스포츠센터 직원들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벌여 형사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증거를 보강한 뒤 김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신청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과 이르면 이달 중순께 나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스포츠센터 소방 시설 곳곳이 하자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소방 안전 점검을 한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봐주기 점검 의혹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이씨가 경매로 낙찰받기 전 이 스포츠센터 8, 9층이 불법 증축되거나 용도 변경된 것과 관련, 전 건물주를 상대로 건축법 위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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