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부양률 첫 20% 넘어
공무원연금은 2.4명당 1명 꼴
평균 수명이 길어진 영향으로 국민연금 부양률이 빠르게 상승해 최근엔 수급자 1명을 가입자 5명이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 즉 부양률이 20.1%를 기록해 역대 최초로 20%를 넘었다. 연금보험료를 내는 직장ㆍ지역 가입자 5명이 노령ㆍ장애연금 등을 타는 수급자 1명을 지탱한다는 의미다. 부양률은 전년도인 2015년 18.8%였고, 20년 전인 1996년에는 12.1%(가입자 8.3명이 수급자 1명 부양)에 머물렀다.
국민연금은 아직까지 기금 적립식으로 운영돼 현재 가입자가 수급자 부양 책임을 전부 부담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양률이 높아질수록 가입자의 보험료율 인상 압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연금 타는 시점을 늦추거나 연금액을 조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2050~2060년쯤으로 예정된 기금 고갈 시점 이후에는 가입자가 수급자 부양 책임을 오롯이 져야 할 수 있다.
실제 고령화로 인해 수급자 증가율이 가입자 증가율을 크게 앞서고 있다. 가입자 수는 1996년 782만9,000명에서 2016년 2,183만3,000명으로 2.8배 늘어난 반면, 수급자 수는 같은 기간 94만6,000명에서 438만5,000명으로 4.6배 증가했다. 복지부는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3.8%에서 2020년 15.6%, 2025년 20.0%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직역연금 역시 평균 수명 연장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공무원연금은 2016년 가입자 수가 110만8,000명이고, 수급자 수는 45만3,000명으로 부양률이 40.9%에 달했다. 1996년(6.6%)보다 6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가입자 2.4명이 수급자 1명을 부양한다는 의미다. 단, 공무원연금은 적자를 정부가 메워주고 있어 국민연금보다 상황이 낫다. 2016년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은 2조3,189억원이었다. 사학연금은 가입자 31만4,000명, 수급자가 6만4,000명으로 부양률이 20.4%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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