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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회장, 작심 쓴소리 "기업 규제, 중국보다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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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회장, 작심 쓴소리 "기업 규제, 중국보다 심하다"

입력
2018.01.01 17: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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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새해를 맞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새해를 맞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면 그게 과연 옳은 규제인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내 기업 규제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높다며 규제개혁에 소극적인 국회를 꼬집었다. 박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법을 바꿔 달라고 계속 국회를 찾아갔는데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기업 관련 법안 1,000여건 중 670여건이 규제 법안일 정도로 점점 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도 규제가 많은데 더 보태야 할 규제가 과연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지금이 우리 경제가 변화를 이뤄내야 할 ‘골든타임’인데 규제에 막혀 있으면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 같은 혁신 분야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새해에는 국회가 규제개혁에 나서 기업들이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일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담당자들은 바꾸기 주저하고 국회는 논쟁만 거듭하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회장은 지난 한 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제 회복과 함께 우리 경제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아직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에까지 미치진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올해 통상마찰이나 글로벌 긴축 기조, 북핵 문제 등 상존하는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경제계도 갈 길이 굉장히 바쁘다”면서 “각료 구성을 마치고 경제방향을 발표한 정부도 올해 무척 바쁠 텐데 2018년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가늠하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정부의 노동ㆍ조세 정책에 대해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나온 조치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서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나 사안에 따른 완급 조절은 분명히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율 인상 등 새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정책의 원칙은 이해하지만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고려한 현실적인 정책 실행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새해에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 모두가 새 정책 방향에 맞춰서 각자의 자리에서 문제들을 해결하고 소통을 통해 갈등도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계 안팎에서 제기된 정부의 이른바 ‘기업 패싱(Passing)’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특히 3일로 예정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단순한 선택의 문제인지 기업을 홀대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중국 측 홀대 논란과 관련해선 “국내에서는 순방을 굉장히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애쓰고 노력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허탈하다”며 “비난을 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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