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
넘버투 최룡해도 방문 가능성
김여정 파견땐 남북관계 급물살
러 출전 금지 등 흥행 위기에서
선수ㆍ정상들 불안감 해소하며
관광객ㆍ스폰서 유치 ‘파란불’
흑자 올림픽 기폭제 될 수도
러시아의 출전 금지 징계로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가시사로 단번에 파란 불로 바뀌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대표팀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처를 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종 참가까지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은 ‘평화올림픽' 개최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내ㆍ외적으로 올림픽 붐업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핵 도발을 우려하는 참가국 선수들과 정상, 대표급 인사들의 평창행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고, 이는 외국 관광객과 스폰서 유치에 탄력을 받아 흑자 올림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이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우리 정부가 계속해서 원했던 일이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의미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이 대회에 참가할 경우를 대비해서 각 부처별로 필요한 사항을 다 점검해왔고 또 준비했다. 언제든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노 차관은 “그 동안 IOC가 북한과 유일한 대화 창구였기 때문에 앞으로 IOC와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하고 북한과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대표단 파견 등에 관한 북측의 입장 표명을 환영한다. 정부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해 만반의 대책을 갖추겠다”면서 “이미 북한 선수단의 숙박과 이동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를 마련해놨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어떤 인물을 앞세워 대표단을 파견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형식대로라면 장웅 북한 IOC위원이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이 올 수 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대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정치적 권한을 쥔 인물을 보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따라서 북한 2인자로 최근 자리를 굳히고 있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올 가능성도 있다. 최룡해는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참석을 위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인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대화 테이블의 규모를 키우자면 김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파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사실상 김 위원장의 대남 특사급으로 해석되며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은 훨씬 빨라질 수 있다.
개회식에서 남ㆍ북한 공동 입장과 성화봉송 최종 주자의 남ㆍ북한 공동 대표가 성사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ㆍ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에서 처음으로 한반도 깃발을 들고 동시 입장한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총 9차례 종합대회 개회식에서 손을 맞잡고 함께 입장했다.
아울러 응원단의 파견 여부도 관심사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그 동안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선수단과 함께 ‘미녀 응원단’을 파견해 대회 흥행은 물론 남북 화해 무드에도 큰 몫을 해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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