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한 것에 반발해 오던 팔레스타인이 미국 특사를 소환키로 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 간 공식 소통채널 중 하나가 끊어지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아드 말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후삼 주물라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 사무소 대표를 이날 소환하기로 했다. 말키 장관은 소환 이유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서”라고만 밝혔지만,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대한 항의와 거부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팔레스타인은 작년 1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격하게 반발해 왔다. 예루살렘 등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격렬한 항의시위가 계속 이어졌고, 이스라엘군과의 유혈충돌로 ‘예루살렘 선언’ 이후에만 팔레스타인인 13명이 사망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당시 중동 방문 예정이었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하기도 했다. 아바스 수반도 12월 31일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인의 영원한 수도”라고 강조, 중동과의 평화협상에서 미국의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팔레스타인은 대단히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는 게 AFP통신의 분석이다. 1967년 중동전쟁으로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하는 ‘두 국가 해법’을 이끌어 가야 하는 팔레스타인으로선 미국의 원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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