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BC 가요대제전'이 세대를 뛰어 넘는 컬래버레이션을 선사했다.
31일 저녁 8시 35분부터 방송된 '2017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B.A.P부터 비투비, EXID, 엑소, 갓세븐, NCT 127, 프리스틴, 틴탑, 트와이스, 빅스, 워너원, 위너, 자이언티, 노브레인, 듀에토, 러블리즈, 레드벨벳, 마마무, 몬스타엑스, 방탄소년단, 볼빨간 사춘기, 선미, 세븐틴, 신현희와 김루트, 아스트로, 어반자카파, 여자친구, 우주소녀, 젝스키스, 현아, 황치열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2017 MBC 가요대제전'은 '더 팬'이라는 부제를 가진 만큼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추구했다. 가수들은 관객석에 보다 가까이 다가갔고, 팬들과 손을 마주 잡거나 눈을 마주치며 팬 중심 퍼포먼스를 꾸몄다. 화합과 소통, 이는 '2017 MBC 가요대제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또한 '2017 MBC 가요대제전'은 한 세대 이상의 간극을 둔 아티스트들의 화합, 소통도 꿈꿨다. 시작은 러블리즈, 노브레인이었다. 앞서 노브레인은 평소 러블리즈를 좋아했다고 고백, 무대 위에 함께 오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노브레인의 소망은 '2017 MBC 가요대제전'을 통해 현실화됐다.
노브레인과 러블리즈의 첫 번째 노래는 '데스티니(Destiny)'였다. 노브레인 보컬 이상우는 핀 조명을 받으며 등장했다. 이어 그는 특유의 거친 목소리로 '데스티니'를 불렀다. 곧 '데스티니'에 노브레인 밴드의 강렬한 기타, 드럼 소리가 덧입혀졌고, 러블리즈가 나타났다. 러블리즈는 록 버전 '데스티니'에 걸맞는 강렬한 눈빛을 자랑했다.
이어 노브레인, 러블리즈는 '종소리'로 두 번째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가졌다. '종소리'는 '데스티니' 록 버전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비트로 편곡됐다. 이들은 보다 밝아진 표정으로 사랑스러운 멜로디의 '종소리'를 함께 불렀다. 이때 이성우는 깜찍한 손짓으로 독특한 안무를 꾸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은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였다. '종소리'로 열기를 고조시킨 노브레인, 러블리즈는 팬들과 함께 "넌 내게 반했어" 부분을 '떼창', 스튜디오 안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또한 노브레인은 "러블리즈"를 연호하는 데 앞장 서며 훈훈한 선후배 사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비투비는 지난 1980년대 포크가수 임지훈과 '회상'을 노래했다. 이들은 감미로운 기타 선율에 맞춰 '회상'의 서정적인 가사를 함께 읊었다. 고전적인 느낌과 트렌디한 분위기가 한데 아우러졌다. 부자 사이인 비투비 임현식과 임지훈의 따스한 눈맞춤은 감동을 선사했다. 임지훈과의 화음을 마무리한 비투비는 올해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화제를 일으킨 '그리워하다'를 불렀다.
아이돌 3세대라 할 수 있는 워너원, 1세대 젝스키스는 지난 1998년 발표된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과 20주년을 맞이한 아이돌의 만남은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이들의 입맞춤이 어떤 조화를 이루어낼지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높은 기대에 걸맞게 젝스키스와 워너원은 20년 차 세월을 뛰어 넘는 찰떡 호흡을 만들어냈다. 젝스키스는 가요계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의 풋풋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아울러 이들은 앙증 맞은 포즈를 취하거나 깜찍한 안무를 자연스럽게 펼쳐 베테랑다운 무대 매너를 뽐냈다. 그런가 하면 워너원은 신인다운 활기로 '2017 MBC 가요대제전'을 환하게 밝혔다. 이들은 젝스키스와 두 명 씩 짝을 지어 등장할 때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어 보는 이들에 따뜻한 기운을 안겨주기도 했다.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듯 보였던 노브레인-러블리즈, 임지훈-비투비, 젝스키스-방탄소년단은 세월의 벽을 넘어 하나로 거듭났다. '2017 MBC 가요대제전'은 팬과의 소통, 한 세대 이상 차이를 둔 선후배 아티스트들 간의 호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차유진 기자 chay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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