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부검, 정확한 사인은 못 밝혀
친부 “아침에 이미” 사망시점 번복
시신 유기 공모 내연녀도 구속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준희(5)양이 친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하늘나라로 떠났다. 3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준희 양의 어머니는 전날 오전 군산 금강장례식장에서 가족과 함께 딸의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화장했다. 장례식은 가족들만 모여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준희양의 1차 부검 결과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사인 판단 불가’ 소견을 내놨다. 하지만 ‘준희양의 늑골이 부러져 있었고, 외부충격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소견도 함께 내놔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준희양의 뼈가 부러진 시점이 생전인지 사후인지 알 수가 없어 1차 부검 결과로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국과수가 1차 부검 자료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지법은 30일 준희양 시신 유기를 공모한 혐의로 친부 고모(36)씨와 내연녀 이모(35)씨의 어머니 김모(61)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갖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이날 준희양 시신 유기를 공모한 혐의로 내연녀 이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고씨와 친모인 김씨가 4월 27일 오전 2시쯤 군산의 한 야산에서 구덩이를 파고 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유기 장소에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준희양이 숨진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씨의 공모 정황은 친부 고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딸의 사망 시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면서 드러났다.
고씨는 “지난 4월 26일 아침까지 완주군 봉동읍 아파트에서 딸과 함께 있었고, 당시 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옮기려고 차에 태웠더니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며 “내연녀 이씨와 함께 이씨 어머니 집으로 가서 시신을 맡기고 출근했다가 퇴근 이후에 군산 야산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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