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주행 도중 무선충전을 할 수 있는 태양광 고속도로가 세계 최초로 중국에 들어섰다.
중국 관영 CCTV 인터넷판인 앙시(央視)망의 3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의 순환고속도로 남단에 시범용 1,120m 구간의 태양광 고속도로가 건설됐다. 이 구간엔 5,875㎡ 넓이의 태양광패널이 1,080m에 걸쳐 하단에 포설돼 있다. 태양광패널 위의 노면 최상층부에 깔린 반투명의 신형 재료는 마찰계수가 일반 아스팔트 도로보다 높아 자동차 타이어의 미끄러짐이 덜하다. 이 도로를 달려본 한 버스 운전기사는 “시속 100㎞로 달릴 때 주행감이 일반도로와 다를 바 없었고 제동거리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연간 발전용량이 100만㎾에 달하는 이 태양광 고속도로의 전력은 곧바로 전력망으로 수송돼 배전되며 일부는 열에너지로 바뀌어 겨울철에 내리는 눈을 자동으로 녹이는 용도로도 쓰인다. 노면 하부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는 향후 전기차 충전 기술과 결합돼 주행 중 무선충전을 실현하게 된다. 또 달리는 자동차는 노면의 각종 정보수집 설비와 접속돼 차량 및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도로 시공사인 치루(齊魯)교통발전그룹 측은 “태양광 고속도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보다 설계수명이 길 뿐만 아니라 도로 자체가 주행 중 무선충전, 인터넷 연결, 빅데이터 집적 및 분석 등의 기능을 실현함으로써 스마트 도시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훙차오(張宏超) 퉁지(同濟)대 교수는 “태양광 도로의 확대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태양광발전소 부지를 확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서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한 마을 도로 1㎞ 구간에 2,800㎡의 태양광 전지판을 깔고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퀄컴이 시속 100㎞로 주행하는 전기차에 대한 무선충전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에선 2013년 구미에 자기공진형상화기술을 이용한 세계 첫 무선충전 버스 차도가 건설됐지만 효율성 문제로 실용화하지 못한 상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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