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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휴대폰 검사, 사생활 침해 아니다” 스페인 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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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휴대폰 검사, 사생활 침해 아니다” 스페인 법원 판결

입력
2017.12.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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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딸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대화 내용을 검사했다가 사생활권 침해로 고소 당한 아버지가 스페인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휴대전화에 설치된 왓츠앱 아이콘. 로이터
아홉살 딸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대화 내용을 검사했다가 사생활권 침해로 고소 당한 아버지가 스페인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휴대전화에 설치된 왓츠앱 아이콘. 로이터

스페인 법원이 9세 딸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를 봤다가 사생활권 침해로 고소당한 한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9세 어린이의 어머니는 전 남편인 아이의 아버지가 딸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대화 내용을 읽은 데 대해 딸의 사생활권을 침해했다며 고소했다. 이 여성은 아이 아버지가 딸의 휴대전화에 있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검사하고, 아들에게도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물었으나 아들이 알려주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앞서 스페인 폰테베드라의 하급 법원은 이 어머니의 손을 들어줬으나 상급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이 부모의 책임과 관련한 민법 154조와 충돌한다고 판시했다. 이 조항은 부모는 자녀의 최선의 이익을 생각하고 사회에서 살아갈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고 교육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리아 델 로사리오 시마데빌라 세아 판사는 “왓츠앱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미성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주의와 경계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어머니에게 모든 소송 비용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판결은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감시할 부모의 법적 책임이 어떤 사생활 침해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사용 관련 사건에서 하나의 판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왓츠앱 사용과 관련한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여성이 왓츠앱 ‘상태’ 표시에 전 애인을 암시하는 문장을 올렸다가 명예훼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인디펜던트는 사법기관의 개인 휴대전화 접근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일고 있는 논란을 소개하며 이번 판결의 의미를 주목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범인의 아이폰을 열어달라고 애플에 요청했다. 사생활, 안보를 두고 열띤 논쟁이 펼쳐졌으나 애플의 완강한 거부로 FBI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페이스북은 FBI와 애플의 갈등이 불거진 뒤 사법기관의 사생활 침해를 우려, 메시지 보안 수준을 극도로 높이는 종단간 암호화를 도입했다. 이 장치는 메시지를 받는 사람 외에는 사법기관, 해커, 권위주의 정권, 페이스북을 포함해 아무도 메시지를 읽을 수 없도록 하는 장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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