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술년(戊戌年)과 관련된 개 이름이 지명에 포함된 곳은 전국에서 얼마나 될까.
29일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천안 ‘개목고개’, 전북 고창군 ‘개비골’ 등 개와 관련된 지명을 가진 곳은 전국에서 모두 101곳이었다. 주인이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산불이 나자 개가 몸에 물을 적셔 산불을 끄고 주인을 살려냈다는 설화 등과 관련된 곳이 많았다. 개의 모습과 연관된 지역 이름도 눈길을 끌었다. 제주시에 있는 ‘모구리오름’과 ‘모구리알오름’은 하늘에서 바라봤을 때 마치 어미 개가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개 아홉 마리가 누운 형상에서 비롯된 전북 부안군 ‘구덕마을’, 개가 달을 보고 짖는 모습과 닮았다는 제주시의 ‘개월이오름’(견월악) 등도 눈길을 끄는 지명이다.
재앙과 액운 등을 쫓아내기 위한 곳도 있었다. 전북 남원시와 전남 구례군 경계에 위치한 ‘견두산’(해발 775mㆍ犬頭山)의 본래 이름은 ‘호두산’(虎頭山)이었다. 옛날 이 일대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일이 많아 산을 향해 돌로 호랑이 형상을 만들어 놓고 산 이름을 견두산으로 바꾸자 호환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편 십이지(十二支) 관련 지명 가운데는 상서로운 동물로 꼽히는 용이 1,261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말(744곳), 닭(561), 호랑이(389개) 등의 순이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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