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물권단체 케어 홍보대사 된 세계적 비올리스트
"음악은 마법 같습니다. 같은 음악도 사람들은 다 다르게 느끼죠. 동물 역시 누구를 만나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음악과 동물은 비슷한 것 같아요.”
세계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9)이 동물권 단체 케어의 홍보 대사가 됐다. 용재 오닐은 28일 서울 답십리동 케어 사무국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개들은 사람과 똑같이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소중한 생명”이라며 “개들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 출신으로 미국 권위 있는 클래식 상의 하나인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수상, 링컨 센터 내 11개 예술 기관 중 하나인 링컨 센터 챔버 오브 뮤직 소사이어티의 정식단원, 클래식 음악 축제 ‘디토 페스티벌’ 음악 감독이자 앙상블 디토의 리더 등 음악가로서 용재 오닐을 수식하는 경력은 화려하다. 이번 방한에서도 슈베르트곡을 중심으로 네 번의 콘서트를 한다. 하지만 세계적 비올리스트인 그가 동물보호에 나서게 된 건 다소 의의로 느끼는 이들도 많다.
용재 오닐은 “1년 반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기동물 보호소를 다니며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동물들을 보게 됐다”며 “그러던 중 보호소에 버려진 치와와와 닥스훈트의 혼종견인 제우스가 내 무릎 위로 올라왔고, 그렇게 제우스를 입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내가 제우스를 구조했다고 하지만 실은 반대”라며 “제우스를 데려온 게 너무 자랑스럽고 내게 가장 행복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사실 용재 오닐에게 동물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유년 시절 농업이 발달한 미국 워싱턴 주에서 조부모와 살면서 치와와, 저먼 셰퍼드 등 개들뿐만 아니라 수십 마리의 닭들과 함께 자랐다. 그는 “할머니가 여름이 되면 납작한 돌 위에 닭을 올려놓고 목을 잘랐고, 양동이에 넣고 깃털을 뽑았다”며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동물을 먹는 게 결국 생명을 먹는 것임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돈만 내면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고기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한 동물과 생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용재 오닐은 이어 “많은 동물들이 음식뿐 아니라 모피나 장식을 위해 희생되고 있다”며 “먹는 것도 좋아하고, 따뜻한 옷을 입고 싶긴 하지만 동물을 학대해서 얻은 음식이나 제품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 모든 일에는 중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은 동물 유기와 방치, 학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버리고 학대한 동물들이 안락사 당하고 고통 받고 있다”며 “다른 생명에 고통을 주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할 수 없으며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과 헌신이 나에게도 힘이 된다”고 전했다.
글·사진=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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